데이트폭력 남친, 징역6월 집행유예2년 상해·감금 혐의…폭행 혐의는 공소기각 반의사불벌죄, 피해자 합의로 처벌피해
전 남자친구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목을 조르는 등 상해를 입히고 감금까지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받고도 그 집행을 유예받았다. 심지어 일부 폭행은 혐의에서 제외돼 처벌도 받지 않았다.
최근 연인간의 ‘데이트 폭력’은 엄연한 폭력범죄이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두터워지고 있다. 그러나 데이트 폭력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피하는 가해자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남성이 엄중한 처벌을 피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1월 김모(29)씨는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였다. 여자친구가 전 남자친구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소리를 지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나서야 여자친구를 풀어줬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곧바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자 김씨는 여자친구의 뒤를 쫓았다.
결국 여자친구를 다시 방 안으로 끌고 온 김씨는 다시 폭행을 이어갔고, 여자친구는 고막이 파열되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김씨의 폭행은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1시간 동안 끝나지 않았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폭행·상해·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으나 다행히 합의에 이르렀고,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공소가 기각된 김씨의 폭행은 2018년 10~11월 사이 3번 발생했다. 김씨는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 아니냐고 오해하거나 여자친구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대한 처벌은 받지 않게 됐다. 형법상 폭행죄는 반의사 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그 소를 기각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