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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는 10일 취임 3주년…‘코로나 이후’ 비전 고심

입력 | 2020-05-03 11:47:00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정 운영 구상에 전념
전국민 고용보험제, 한국판 뉴딜 등 포함 가능성
청년고용보장제, 새 국정 과제에 포함될지 주목
연휴 기간 양산行 취소, '이천 화재' 등 보고 받아
4일 수보회의로 국정 복귀…방역 태세 점검 등




오는 10일로 취임 3주년에 접어드는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공식 일정을 비우고 국정 운영 구상에 전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매해 5월 10일 전후로 어떤 형식으로든 새로운 각오를 밝히곤 했는데, 올해도 국정 방향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소회와 그에 걸맞는 새로운 국정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불을 때고 있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등을 포함해 디지털 일자리 창출 등을 골자로 하는 ‘한국판 뉴딜’ 계획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주 내내 집권 3년 차에 대한 국정 구상에 대해 고심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새 국정 비전 제시를 포함해 전체적인 국정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국내 언론과의 대담을 갖고 국회 상황 등을 포함해 남북관계, 인사 논란 등 정치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개진했다. 2018년에는 취임 1주년을 맞는 당일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지난 1년에 대한 짧은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를 맞이한 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국정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투자의 촉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보다 공격적인 투자 활성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정책위)를 중심으로 100대 국정과제를 재조정해 주요 핵심과제들을 뽑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국정 과제들을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 3주년에 맞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국정과제들이 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책위가 지난 1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치 지형의 변화 : 한국과 주요 2개국(G2)’이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연 것도 국정운영 과제와 전략을 정하기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메시지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강기정 정무수석이 언급한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가 대표적이다. 지난 1일 강 수석은 “전 국민 건강보험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과제”라고 운을 뗐다. 완전 고용 보장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수석은 “전국민 건강보험 시대가 코로나 사태를 막는 바닥이었다면, 지금은 고용보험 대상이 1300만 명인데 나머지 1500만 명에 이르는 사각지대를 잡아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인 ‘청년고용보장제도’ 역시 새 국정과제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시절부터 유럽연합(EU)이 시행 중인 ‘청년보장제’를 모범 사례로 언급하며 청년 고용의 법률화를 국가가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김용기 부위원장도 지난달 30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요 국정 과제로 “입직 연령이 낮은 우리 청년들의 특수성을 감안해 35세 이하의 청년 모두를 대상으로 과감한 일자리, 교육 훈련, 실습 보장이 포함된 청년보장의 전면적 도입이 담겼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국가 프로젝트 실현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강점을 살려 국내 기술과 인력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대형 IT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앞서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황금연휴 기간 동안에도 관저에 머물면서 화재 사고에 대해 실시간 보고를 받으며 긴급 지시에 나섰다.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1일 오후까지 1박 2일간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내려가 올해 첫 연차를 소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경기도 이천 화재 사고로 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은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발생과 관련 심야 긴급회의를 열고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고, 30일에는 또 한번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정부 안전대책에 대한 총괄적인 점검을 주문했다.

강원고 고성군 산불이 발생한 지난 1일에도 문 대통령은 심야에 긴급 지시를 내리는 한편, 청와대 역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심야 긴급회의를 열어 상황 점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과 삼청동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상권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국정에 공식적으로 복귀한다. 이번 수보회의에서는 긴 연휴 기간 느슨해질 수 있는 방역 상황과 관련해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