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인 SBS ‘더 킹:영원의 군주’(사진)와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일부 장면 등으로 잇단 시청자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 초반 시청자 기대와 인기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 잘나가던 주말드라마에 잇단 먹구름…왜?
밋밋한 로맨스·이민호 연기 혹평
미모 집착하는 총리 ‘시대착오적’
26%대 시청률 유지하던 ‘한 번…’
성 상품화·양육비 인식 등 논란
미모 집착하는 총리 ‘시대착오적’
26%대 시청률 유지하던 ‘한 번…’
성 상품화·양육비 인식 등 논란
잘 나가던 주말드라마가 삐걱거리고 있다. 방송 초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SBS ‘더 킹:영원의 군주’와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잇달아 새어나온 잡음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더 킹’ 이민호·김은숙도 힘 못쓴다?
‘더 킹’은 방송 3주째인 3일 현재 “기대에 못 미친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연기자 이민호와 ‘스타 작가’ 김은숙에게 쏠린 과한 기대감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동시간대에 존재하는 두 개의 ‘평행세계’를 그리기 위한 극중 장치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김 작가의 ‘최대 무기’로 손꼽혀온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화력을 잃은 지 오래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민호를 향해서는 “몰입을 깬다”며 ‘연기 논란’까지 일고 있다. 심지어 “백마가 탄 왕자”보다 “왕자보다 맥시무스(극중 이민호가 타는 백마 이름)가 더 멋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이 화제몰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크고 작은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극중 여성 총리가 몸매와 미모 등으로 ‘여성성’을 강조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활용한다는 설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타이틀 영상 속 대한제국 궁궐에 일본 사찰의 이미지가 사용돼 지난달 20일 제작사 화앤담픽쳐스가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어색한 CG 처리 등 완성도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시청자들의 갖은 불만을 반영하듯 시청률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첫 방송한 4월17일 11.4%(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했지만 1일 8.6%까지 떨어졌다. 제작진은 속도를 높인 로맨스 등을 통해 반등을 노리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10분 방송하는 tvN ‘삼시세끼 어촌편5’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탓이다. 프로그램은 첫 방송인 1일 9.3%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더 킹’을 제쳤다.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한 장면. 양해연(오윤아·맨 오른쪽)이 양육비를 언급하며 식사비를 결제하고 있다. 사진출처|KBS 방송 캡처
● ‘한 번’, 성(性) 상품화 등 문제 잇따라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26%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장면이 잇달아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특히 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드라마 장르에서 각종 편견에 대한 그릇된 시선이 지속적으로 나왔단 점에서 전문가들은 “좌시할 수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양육비 관련 시민단체인 양육비해결총연합회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공영방송이 아동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인식 개선의 노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민원을 정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도 3일 “그릇된 성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최근 드라마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