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완공해놓고도 연결 지연… 최근 도로포장-세관 공사 박차
이르면 하반기에 개통 가능성… 경제난 심화 北이 서두르는 듯

지난달 12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포착된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측 도로 공사 현장. 많은 공사 인부들이 보이는 흙길 도로는 허허벌판이다. 도로 왼쪽에 북한 측 세관 건물 부지로 추정되는 지역이 보인다(위 사진). 17일 만인 지난달 29일 포착된 북한 측 도로는 이미 아스팔트 부설 공사가 상당수 진척돼 북한이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바이두·웨이보
3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전한 증언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보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6일 신압록강대교 끝의 북한 측 도로인 1번 국도에 아스팔트를 부설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촬영한 사진에 신압록강대교가 끝나는 지점에 도로 공사를 위한 트럭 등 장비들이 포착됐고, 도로는 모두 흙길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포착된 2장의 사진을 보면 아스팔트 부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모습이 확인된다.
대북 소식통은 “공사가 막 시작된 지난달 12일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도로 왼쪽에 북한 측 세관 건물을 짓기 위한 부지 공사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올 상반기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다”며 “북한 측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북측 지역 도로와 세관 등 기반시설 공사비를 중국 측에 부담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개통이 지연됐다. 이후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북-중 관계 악화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5년간 개통이 미뤄져 왔다.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교 개통을 위한 비용 부담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해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직후 북-중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는데도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급히 서두르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올해 1분기 90% 이상 급감했다. 이로 인해 식량과 소비재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 내부에 기근, 식량 부족이 있을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북 제재 해제를 노리는 북-중이 국경 무역의 대폭 확대를 대비하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미중, 북-미 갈등 국면 속에서 2017년 3월 이후 김 위원장의 4차례 방중, 지난해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중은 관계를 개선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최근 북한 경제무역대표단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북-중이 최근 국경 무역 재개를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