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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한硏 발원설’ 목청 키우는 美… 트럼프 “中 끔찍한 실수”

입력 | 2020-05-05 03:00:00

트럼프 “中, 덮으려 했지만 불 못꺼… 무슨 일 있었는지 보고 받을 것”
폼페이오 “엄청난 증거 있다… 바이러스 유출 이번이 처음 아냐”




트럼프, 링컨기념관서 타운홀 미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폭스뉴스와 타운홀 미팅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밝히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극적 표현으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조사를 압박하자 중국은 ‘정치 쇼’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중국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중국이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를 덮으려 했지만 불을 끄지 못했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 끔찍한 일”이라며 “우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관세 보복 등을 거론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것을 입증할 ‘엄청난 증거(enormous evidence)’가 있다”며 “중국 연구소의 실패로 세계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느냐, 우발적 사고였냐’는 질문에 “알아야 할 것이 많다. 의문을 풀기 위해서라도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 그곳에 가야 한다”며 중국 측을 압박했다. 대통령 최측근인 집권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중국이 우한 연구소 조사에 협조할 때까지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을 두고 우한 연구소가 생물학적 무기로 사용할 목적으로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설과 우한 연구소에서 사고로 우연히 유출됐다는 설이 나온다. 정치 매체 액시오스는 “생물학 무기설은 가능성이 낮고 사고설은 개연성이 있지만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실수’라고 표현했고, 폼페이오 장관 역시 “코로나19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국가정보국장(DNI)의 최근 보고서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발적 사고라면 어떤 식으로 유출됐는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조사가 불가피함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중국이 의료물품 및 장비 비축을 위해 1월 초부터 의도적으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은폐했다”는 4장짜리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는 것을 일부러 늦추면서 해외 의료장비를 수입했고, 그 결과 올해 초 중국의 마스크 및 보호장갑 수입량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동맹체 ‘파이브아이스’도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위험을 인지한 중국이 한 달 넘게 은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폭스뉴스 등이 전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4일 “사악한 폼페이오가 멋대로 독을 뿜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고 비난했다. 환추(環球)시보 역시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 발원설에 대한 증거를 미국민에게 보여주기를 요청하지만 그 자신이 거짓말임을 잘 알 것”이라고 비꼬았다. 양측은 대만의 18일 WHO 화상회의 참석을 두고도 대립했다. 미 국무부와 주유엔 미국대표부는 2일 트위터에 “대만의 WHO 가입을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주제네바 중국대표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고 맞섰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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