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민 작가 ‘작은 그림 기부전’… 11일부터 열흘간 인천서 개최 이탈리아 그림여행 책자 등 출품… 수익금 전액 ‘민들레국수집’ 전달
섬, 골목길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고제민 작가가 자신의 작품 판매 수익금을 복지시설에 전액 기증하는 나눔전시회를 11∼20일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연다. 고제민 작가 제공
가톨릭교리신학원,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출신인 서영남 씨는 한국과 필리핀에서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와 쉼터를 10군데 정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고, 다른 시설에서는 식자재 구입이 어려울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고 한다. 고 씨는 “서 씨가 흔쾌히 동의해 전시회를 열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나눔전시회에 전시할 고제민 작가의 이탈리아 10개 도시 수채화 작품.
그는 처음엔 창작 배경을 북성포구, 만석포구, 소래포구 등 도심 해안으로 설정했다가 섬 지역으로 확장해 왔다.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최북단 섬을 비롯해 굴업도, 덕적도 등을 다니며 청정지대인 무인도 분위기가 나는 장소를 집중적으로 그렸다. 고 씨는 “인천 곳곳을 다니다 보니 그릴 게 점점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인천 공부를 더 하게 되면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림 유형도 유화, 수채화, 펜화 등 현장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구상하고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인천의 섬과 항구’ ‘엄마가 된 바다’ ‘인천을 담다’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을 이어오고 있다. 단독 작업에서 문인, 시인, 환경운동가 등 인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글을 받아 그림으로 표현하는 등 타 장르 예술가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진행된 인천지역 작가 10명의 릴레이 전시회에도 참여했다. 이때 고 씨는 백령도, 굴업도 등 섬 지역과 원도심 모습을 선보인 ‘기억과 삶을 품은 공간-인천’이란 기획전을 마련했다. 또 지난해 9월 동구 미림극장에서 영화감독, 사진작가, 소설가, 시인 등 문화예술인 5명과 함께하는 시민 대담프로그램에 참여해 골목 그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중견 작가 및 신진 작가와 함께하는 기획전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근대 건축물이 많은 인천 중구 싸리재 ‘잇다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뉴트로 1920’ 전시회를 주도했다. 청년 화가 29명의 작품을 지역에 소개하면서 예술과 문화를 역동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망(네트워크)을 형성하려는 기획이었다. 올 2월엔 인천 중견작가 12명과 함께 도든아트하우스에서 ‘봄에 봄’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