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위기]엑손모빌 등 85억달러로 ‘반토막’ “2분기는 더 어려울것” 긴장감… 천연가스-화학 등 사업재편 추진 국내 정유4사도 ‘탈석유’ 본격화
5일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BP, 로열더치셸, 토탈 등 5대 석유 기업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85억 달러로 전년 동기(155억 달러) 대비 45.2% 하락했다.
석유 메이저는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더 암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업들의 주요 활동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 조치가 3월 중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고 현재까지도 이동 통제 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 시간) “석유 수요가 갈수록 바닥을 향해 움직이는 느낌”이라며 “올해 2분기는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 메이저는 우선 지출부터 줄여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 위기에 대응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재편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로열더치셸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주주 배당금을 줄이기로 했다. 셰브론은 연간 예정 투자액을 200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로 감축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통 석유 산업이 전쟁이나 산유국 간 갈등이나 전기자동차·신재생 에너지의 등장이 아니라 질병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석유 메이저는 앞으로 사업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천연가스, 화학 등 새로운 사업 비중을 빠르게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메이저보다 훨씬 규모가 작고 일부 사업 분야(정제·판매)에서만 사업을 하는 국내 정유 4사도 생존을 위해 비슷한 대응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정유 4사가 올해는 투자 축소와 비용 절감 등으로 현금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이지만 2021년부터는 ‘탈석유’라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배터리, 화학 등의 신사업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명확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