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성적표에 일자리 명암 갈려
與, 20대보다 의원 52명 더 배출… 보좌진 재고용되고 승진 기대도
野, 낙선-불출마에 700명 내몰려… “21대 개원해도 200명 백수 가능성”

11일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 보좌진 등록을 앞두고 여의도에서는 ‘보좌진 인력시장’이 한창이다. 하지만 총선 성적표에 따라 각 당 보좌진들의 표정도 갈리고 있다.
4·15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과 합쳐 180석 대승을 거두며 20대 국회(128명)보다 52명 많은 현역 의원을 배출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의 보좌진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의원 1인당 9명(인턴 포함)까지 보좌진을 고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468개의 국회 일자리가 생긴 셈. 기존 보좌진을 교체하는 현역까지 고려하면 전체 보좌진 자리 중 55∼60%가 구직시장에 풀린다는 말도 있다.
여야 모두 각 의원실을 총괄하는 4급 보좌관의 경우 사실상 자리가 거의 채워졌다는 전언이다. 업무 특성상 많은 당선자들이 선거 캠프 때부터 함께 활동한 자신과 가까운 국회 경험자 등을 내정했거나 내부 승진으로 채우면서다.
미래통합당의 분위기는 암울하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낙선한 통합당 의원이 77명에 이르면서 이들 보좌진 약 700명이 채용시장에 내몰렸지만 당선자 수가 84명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낙선한 통합당 의원의 비서관은 “의원이 직접 당선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고용 승계’를 부탁해도 ‘자리가 찼다’는 곳이 많다”고 했다. 통합당 안팎에선 “21대 국회가 개원해도 200명 정도는 실직할 확률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강성휘 yolo@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