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총선 불출마 배경에 자신의 권유가 있었다는 후일담을 공개했다.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임종석의 피 한 방울’이란 글에서다.
박 전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조문차 부산에서 만난 임 전 실장에게 총선 불출마를 제안했다고 적었다. 그는 “‘586 용퇴와 청와대 참모 과다 출마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도록 할 책임이 실장님께 있다. 지금 내려놓는 것이 소명에 충실할 뿐 아니라 실장님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제안했다”며 “(임 전 실장은) 충격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 쿨하게 들어줬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같은 해 11월 1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대변인은 “그의 결단으로 586도 청와대 참모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그들의 길을 갈 수 있었고, 21대 국회에 19명의 청와대 참모가 이름을 올렸다”고 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던 날 전화를 걸어왔다며 “지금도 그를 생각할 때 ‘형! 저 잘했지요?’라는 말과 웃음소리가 가슴속에서 공명처럼 울림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어 박 전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정치의 영역은 넓다”며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가 정계 은퇴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