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일상을 바꾸자]
정부와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에 작은 틈이라도 나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역사회 사각지대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일 수 있어서다. 결국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전까지 최소 1년 이상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미지의 바이러스로 인한 새 감염병이 언제든지 창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른바 ‘바이러스 X’의 등장이다. 정부가 생활방역 전환이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결국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더 건강한 일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려면 ‘반찬 공용’처럼 위생에 취약한 일상 속 문화를 자발적으로 바꿔야 한다. 가급적 모든 음식을 1인용으로 제공하고, 각자 덜어먹을 수 있는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올 3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일 신규 확진자를 90%가량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1차 사회적 거리 두기(3월 22일∼4월 5일) 때 10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2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6∼19일)에는 하루 35.5명으로 줄었다. 완화된 3차 사회적 거리 두기(4월 20일∼5월 5일)에는 9.1명까지 낮아졌다. 생활방역 전환을 하루 앞둔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가 4명 아래에 머문 건 2월 18일 이후 77일 만. 모두 해외 유입으로 지역 감염은 이틀 연속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생활방역 전환 후 ‘개인 방역’이 실패하면 이 같은 성과가 물거품이 된다.
위은지 wizi@donga.com·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