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지역경제]<1> 코로나 직격탄 맞은 대구경북 3월 19만명 취업감소 절반이 대구… “비상경영 해보지만 앞날 안보여”
4일 오후 2시경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있는 A자동차부품회사. 6000여 m² 규모 공장에 설치된 생산라인 30곳 중 3곳만 가동 중이었다. 대낮인데도 공장 내부는 어두컴컴했다. 한쪽에 쌓여 있는 자재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전체 직원은 62명인데 3명만이 이날 현장을 지켰다. “요즘 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 직원은 “회사가 곧 문을 닫을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990년대에 창업한 이 회사는 매출이 평소보다 60% 이상 줄어들어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자동차 공장 등에 부품을 납품하던 이 회사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2월부터 갑자기 급감했다. 자동차 공장이 멈추거나 주문량이 줄어들었기 때문. 지난달부터 공장 직원은 25명씩 번갈아 출근하고, 월급을 평소보다 40% 줄이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A사는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 5억 원을 빌렸다. A사 대표는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 기본적인 운영비용으로만 두 달 만에 소진될 것이다. 그 뒤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76%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이 지역의 기업 경기와 고용,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올 3월 전국의 고용쇼크도 대구 지역 통계가 반영된 결과였다. 전국의 취업자 감소분(19만5000명) 중 대구 지역에서만 9만 명이 줄어 전체의 46.1%가 대구에 집중됐다.
대구=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