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 커버를 진동판으로 활용 엔진·방향지시등·충전 등 다양한 알림 기능 구현 야외활동 시 차를 스피커처럼 활용 가능 보행자 안전·엔터테인먼트 요소 조화 “기술력 앞세워 부품 영업 박차”
친환경차 핵심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가상 엔진 사운드를 개발했다. 엔진소리가 없어 전기차가 다가와도 보행자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주변 보행자 안전을 도모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제공하는 복합 안전·편의사양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6일 밝혔다. 전기차는 공기 유입을 위해 차량 앞 그릴에 구멍이 뚫려있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면부가 커버로 완전히 막혀있다. 이번에 개발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은 발상을 전환해 전기차 그릴 커버 자체를 스피커 구성품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이다.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AVAS, Acoustic Vehicle Alert Sound)은 소음이 거의 없는 친환경차의 접근을 보행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차량 외부로 소리를 내는 스피커 장치로다. 운전의 재미를 위해 내부에 가상 엔진음을 내는 ASD(Active Sound Design)와는 구분된다. 각국 정부는 친환경차가 너무 조용해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와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완성된 스피커 형태로 차 내부에 장착되던 기존 제품을 그릴 커버 뒷부분에 반제품 형태로 붙이는 원리다. 스피커는 크게 나누면 실제로 소리를 발생시키는 액츄에이터와 이 소리를 외부로 전파시키는 진동판으로 구성된다. 현대모비스는 액츄에이터를 분리해 그릴 커버에 부착하고 그릴 커버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활용했다. 엔진과 모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액츄에이터를 차 앞 범퍼 뒷면에 부착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지난 2018년 말 개발을 시작해 약 1년 만에 거둔 성과로 관련 특허 2건을 출원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해당 스피커 시스템 무게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낮추고 크기를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현대모비스는 설명했다. 구성 부품도 2분의1 이하로 줄여 구조를 단순화했고 가격도 낮췄다고 전했다. 또한 다른 장치들 사이에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브라켓이나 하우징을 없애 공간 확보를 용이하게 했다. 외부로 노출된 그릴 커버가 직접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음압 손실이 없어 효율적이기도 하다.
가상 사운드 시스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모비스는 해당 부품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태우 현대모비스 IVI제품설계2실장은 “미래차로 차량이 진화할수록 소비자들은 편의나 안전성능 등 감성품질에 대한 기대를 더욱 많이 하게 된다”며 “미래차 시대에 맞춰 외부와 원활한 소통은 물론 차량 안팎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 만큼 많은 업체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해 다양한 신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완구류에 적용되던 렌티큘러 렌즈를 테일램프에 붙여 입체감을 강조한 3D 리어램프와 차량 내 센서 정보를 활용해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아이디어 게시판을 상시 운영 중이다”며 “기간별로 우수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에게 포상하고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기술화 과정도 적극 지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