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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 먹인 교회, 사과문 발표…“건강한 교회 회복하겠다”

입력 | 2020-05-06 10:45:00


교회 소속 신자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비정상적인 신앙 훈련을 강요해 고소당한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A교회가 신자들에게 사과했다.

A교회 측은 담임목사와 당회원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한때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땀 흘렸던 여러분들의 절규에 저희는 가슴이 먹먹하다”며 “여러분들의 아픔에 더 귀 기울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어야 했는데 아직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 죄송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교회 측은 “지금의 논란은 누구보다 우리 교회를 아끼고, 헌신했던 분들의 토로여서 가슴이 더욱 아프다”며 “여러분들이 이런 심경에 이르기까지 경험했을 허탈한 마음과 분노를 생각하니 저희는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들과 함께 했을 때 더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것이 참 아쉽다”며 “항상 가까이에 있었기에 더 정중하지 못하고 사랑의 표현을 아꼈던 것을 고개 숙여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회 측은 “숨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고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해 보다 건강한 교회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해당 교회는 신자들에게 신앙 훈련 명목으로 ‘자신의 인분 먹기’, ‘음식물 쓰레기통 들어가기’, ‘공동묘지 가서 서로 채찍질하기’, ‘불가마 들어가서 견디기’, ‘양수리에서 서울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걷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서울북부지검에 고소장이 접수돼 지난달 10일 동대문경찰서에 수사지휘가 내려졌고, 경찰 측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피해 제보자들은 지난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와 해당 교회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