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47)가 5일 개막한 국내 프로야구를 응원했다. 야구팬들은 메시지의 길이가 다소 짧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찬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오픈하는 우리 프로야구 시즌이 전 세계가 주목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시작하는 KBO리그가 이번 기회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여지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국민들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주는 뜻깊은 시즌이 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KBO리그가 함께 합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희망 메시지 릴레이”라고 적었다.
야구팬들은 박찬호의 짧고 굵은 메시지에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rosy****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더 길게 응원해주세요. 코로나도 지쳐서 도망가게”라고 썼다. 이 외에 “풀 버전으로 듣고 싶습니다(free****)”, “LA 이야기도 해주셔야죠(limp****)”, “형, 요새 말수가 많이 줄었네(dong****)”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팬들 “‘투 머치 토커’ 답지 않아”
박찬호는 1990년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LA 다저스에서 맹활약하며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국민에게 박찬호의 승전보는 큰 기쁨을 줬다.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은퇴 후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경험을 줄줄 풀어내던 박찬호. 그의 별명은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가 됐다. 야구장에서 박찬호가 말을 하고, 구본능 전 KBO 총재·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 대사 등이 따분한 표정을 짓는 영상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렇다 보니 ‘말 많은’ 박찬호의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도 등장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박찬호의 말 때문에 사인을 포기했다는 우스개까지 나온다. 박찬호가 사인을 해주는 과정에서 팬 한 명, 한 명과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기다리다 지쳤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설명한다. 박찬호는 지난해 한 방송에서 “팬 입장에서 궁금한 게 많은 거다. 사실 피곤하고 힘들지만 나를 만나 행복해하는 팬들을 보니 정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