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 항공기
아시아나항공이 초대형 항공기인 A380 조종사들의 자격 유지를 위해 결국 빈 비행기를 띄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A380 항공기를 띄우지 못해 조종사들의 면허 유지가 어려워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A380은 승객 50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기종으로 조종사 기량 유지를 위해 90일 동안 최소 3회 이상의 이착륙 경험등을 쌓아야 한다.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며 장거리 비행에만 투입되던 고급 대형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6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3일 동안 인천국제공항 인근 서해 훈련 공역에서 A380을 띄워 이착륙 및 선회, 강하 훈련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면허 유지가 급한 3명의 조종사를 투입해 총 9회의 훈련 비행을 실시했다. 앞으로 이틀 동안 17회의 훈련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A380 조종사로서 자격을 유지하려면 실제 비행을 하거나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를 통해 훈련해야 한다. 현재 A380을 운영하는 국적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뿐이다. 대한항공은 A380시뮬레이터가 1대 있지만 자체 훈련을 소화하기에도 벅차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 지역에서 시뮬레이터를 보유한 태국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로 입국 제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우선 훈련 비행을 결정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A380 조종사의 경우 90일 내 최소 3회의 이착륙 경험과 매년 2회의 기량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국내 항공안전법에 명시해놓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 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긴급 지침을 마련해 승객을 태우지 않는 공기비행(non-commercial) 또는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훈련으로도 조종사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