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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포커스] 삼성전자, 자녀에 경영권 승계 NO! 범법 NO! 무노조 NO!

입력 | 2020-05-07 05:45: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동아일보DB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새로운 삼성’ 선언

“법·윤리 엄격히 준수 못해” 사과
재판 끝나도 준법위 독립적 활동
대한민국 국격 맞는 삼성 만들 것

“제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논란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로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결코 법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 받을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깜짝 선언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오래 생각해왔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했다”며 “경영환경도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도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노조 문제로 상처 받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목숨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은 자원봉사자,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며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 경영과 관련한 특단 조치를 요구하자, 삼성 계열사들이 협약을 맺고 출범한 독립 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경영권 승계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사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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