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쿠에바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30·KT 위즈)의 KBO리그 연착륙을 이끈 원동력은 체인지업이었다. 하지만 말을 듣지 않은 주무기는 상대 타자들에게 너무도 쉽게 공략 당했다.
KT는 6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9로 패했다.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3회까지 6점을 내주는 등 5이닝 6안타 5삼진 6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믿었던 주무기가 힘을 쓰지 못했다. 1회 민병헌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연이은 뜬공으로 선취점을 내줬을 때까지만 해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3회였다. 순식간에 4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이 중 4개를 체인지업으로 허용했다. 3연속 안타에 희생플라이까지 내준 뒤 정훈에게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정훈의 노림수 역시 체인지업이었다. 볼카운트 1B-2S로 불리했음에도 몸쪽 높게 몰린 체인지업(시속 128㎞)을 마음 놓고 잡아당겼다.
지난해까지 쿠에바스는 타자 앞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땅볼을 유도해냈다. 체인지업의 구종가치는 12.5로 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5위였다. 그야말로 손꼽히는 체인지업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낙폭이 현저히 떨어졌다. 한껏 물오른 롯데 타자들에게는 치기 좋은 느린 속구와도 같았다. 초반 대량실점으로 승기를 빼앗긴 4회부터는 체인지업 구사를 자제했다. 전체 27구 가운데 체인지업은 2개에 불과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