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1년 지연되는 청년들, 향후 10년간 임금 4∼8% 낮아 눈높이 낮춰 취업땐 이직 등 제약 청년취업난 수년째 누적돼 외환-금융위기때보다 더 심각
○ “취직 1년 지연 시 10년간 임금 최대 8% 줄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청년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와 전반적인 고용 위축이 나타나는 가운데 신규 구직 계층인 20대 청년들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상당수 국내 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한 데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번 위기로 인한 청년들의 충격도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뮬레이션 결과 대학 졸업 후 첫 취업이 1년 늦어지면 또래 근로자보다 직장생활 첫 10년간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 직장생활 초반에 임금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이때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임금 손실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경기 악화로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면 향후 직장 선택에 제약이 많아져 계속 낮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번 위기의 충격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를 능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IMF 세대’인 1997, 1998년 졸업자들은 졸업 후 약 6년이 지나서야 1995, 1996년 졸업자와 1999, 2000년 졸업자의 월평균 임금 수준을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세대는 그 격차를 해소하는 기간이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한 연구위원은 “실업급여 등 정부의 각종 복지 대책에서도 미취업 청년은 배제되기 쉽다”며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 주는 채용장려금을 확대하는 등 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