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차 훔친 자식은 처벌 안받는데…공범 친구들은 특수절도?

지난 주말 부모 차를 훔친 여중생과 함께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청소년들에게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들에게 차 열쇠를 건넨 여중생은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1시40분쯤 경부고속도로 동탄분기점 부근에서 A군(14)이 몰던 승용차가 중앙분리대와 다른 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경미한 부상을 입은 피해 차 운전자의 신고로 경기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사고를 낸 승용차에는 A군 등 중학생 4명이 타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고 발생 전날 오후 11시10분쯤 사고현장에서 250㎞ 가량 떨어진 광주공항에 주차돼 있던 B양(14) 부모의 차를 훔쳤다.

경찰은 B양 모친이 출장차 차를 공항에 두고 떠난 사실을 알게 된 A군과 B양 등이 예비 열쇠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여수와 순천을 거쳐 서울의 한 놀이공원을 다녀오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B양을 제외한 3명에게 특수절도 혐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몬 A군과 C군(14)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B양은 A군 등과 함께 차를 훔치는 데 가담했지만 처벌은 면한다.

가족 등이 특정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그 형을 면제해 주는 친족상도례 규정 덕분이다.

형법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 발생한 재산관련 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친족 관계가 없는 공범은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