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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영 창업주 불굴의 정신 그립습니다”

입력 | 2020-05-08 03:00:00

한라그룹, 탄생 100주년 기념식




“아버님이라면 분명히 ‘이봐, 뭐하고 있어?’라며 어려운 여건일수록 뚝심 좋게 밀어붙이고는 ‘어때, 되잖아!’ 하고 웃어 보이셨을 겁니다.”

7일 경기 용인 한라인재개발원 운곡관에서 열린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아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은 이같이 말했다.

정 창업회장은 1920년 5월 6일 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마을에서 태어났다. 1947년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했다가 형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요청으로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그는 1962년 중공업 분야를 개척해 한라그룹의 전신인 현대양행을 세웠다. 1972년에는 경기 군포시에 종합기계 공장을 건설해 국내 최초로 불도저와 덤프트럭, 크레인 등 건설 장비를 생산했다. 1977년 한라중공업, 1978년 한라시멘트, 1980년 한라건설 등을 차례로 설립해 1996년에는 18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2위 그룹으로 키웠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건설을 제외한 주력 계열사를 모두 매각해 그룹이 해체되기도 했다. 1989년 69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불굴의 의지로 일어선 뒤 ‘휠체어 경영’을 펼쳐 ‘한국 재계의 부도옹(不倒翁·오뚝이)’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정 창업회장은 2006년 영면에 들었다.

정몽원 회장은 정 창업회장 탄생 100주년에 맞춰 평전을 출간했다. 평전은 웹툰 형식의 만화책으로도 제작됐다. 정 회장은 “역동적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노동 환경과 기업 환경도 크게 달라지는 이때 창업회장님이라면 어떤 판단과 어떤 방향으로 한라그룹을 이끌었을까 자주 생각한다. 불굴의 정신과 패기로 꿈을 실현해 나간 창업회장님의 삶에서 용기를 얻자”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