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문자 추상 선구… 노담 김영주 선으로 분할된 화려한 평면… 한글과 하트 등 문자-기호로 가득 서양 추상과 닮지 않은 독창성… 캔버스 전면에 재치와 생동감 넘쳐
김영주의 문자추상은 느슨하게 원고지처럼 구획한 화면에 정형화되지 않은 기호를 조합해 리듬감을 자아낸다. 캔버스 왼쪽의 선으로 그린 얼굴과 손바닥, 하트, 삼각형, 다이아몬드 등과 ‘그날이 오면’ ‘MYTH’ ‘사랑’ 등의 단어가 ‘그림시’처럼 읽힌다. 이 작품을 그릴 무렵 그는 “마음대로 색감을 칠한 평면에 하트나 글씨, 기호를 조화시켜 나의 역사의식을 조형화했다. 내 작업은 색채와 형상이 부딪쳐 일어나는 표현력”이라고 했다. ‘신화시대’ 1993년, 가로 5m, 세로 2m. 동숭갤러리 제공
추상(抽象)은 이야기가 없는 그림일까. 노담(老潭) 김영주(1920∼1995)는 “형상성 있는 추상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추상에는 시끌벅적 이야기가 넘친다. 화려한 색과 리드미컬한 선, 하트, 손바닥 같은 기호와 한글로 적은 글귀까지.
인체를 단순화해 추상처럼 표현한 초기 작품 ‘예술가의 가족’(1959년).
사화면을 구획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한지 위 먹 드로잉 ‘인간들의 계절’(1960년).
문자와 기하학적 패턴으로 화면을 변주한 1987년 작품 ‘신화시대’, 캔버스에 유채, 72.5×60.5cm.
선과 도형만으로 구성한 추상 작품 ‘환영’ (1964년), 캔버스에 유채, 129×160cm
▽1920년 함경남도 원산 출생
▽1943년 일본 도쿄 다이헤이요(太平洋) 미술학교 졸업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 작가
▽1970년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
▽1992년 은관문화훈장
▽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김영주’전 개최
▽1943년 일본 도쿄 다이헤이요(太平洋) 미술학교 졸업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 작가
▽1970년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
▽1992년 은관문화훈장
▽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김영주’전 개최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