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실업률이 14.7%로 1948년 월별 통계 발표 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인 2월만 해도 3.5%로 반세기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타격이 워낙 커 두 달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미 노동부는 8일(현지 시간) 4월 실업률이 14.7%, 비농업 일자리는 2050만 개 줄었다고 발표했다. 각각 3월 4.4%, 70만1000명 감소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특히 두 자릿수대 실업률은 오일쇼크 후폭풍이 몰아닥친 1982년 11월(10.8%),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 10월(10.0%) 때 등장해 코로나19 충격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줬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이다. 미국 정부 경제전문가들은 1930년대 대공황 때 최고 실업률이 24.9%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실업률 상승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가 본격화한 3월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7주간 3350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이 중 2310만 명이 4월에 일자리를 잃었다. 4월동안 해고되거나 근무 시간이 삭감돼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한 사람은 1090만 명으로 전 달보다 두배 많아졌다.
대규모 실업은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에 타격을 준다. ‘실업→소비 부진→기업 경기 악화→추가 해고→경기침체 심화’의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에 “앞으로 몇 주 간 실업률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5월엔 20%까지 상승하고 2차 감염이 없다면 가을쯤에야 1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