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문재인 정부 3년, 결정적 장면 7
① 적폐청산 드라이브
집권 첫해 청와대의 국정 목표는 ‘적폐청산’이었다. ‘촛불 정신’을 앞세운 청와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의 과오를 바로잡겠다”며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에 나섰다. 2018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9년 1월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각각 구속됐다. 앞서 문 대통령 취임 전인 2017년 3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각 부처에서는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작업이 이뤄졌다. 공직 사회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정부의 방침을 따랐을 뿐인 중·하위직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줘선 안 될 것”이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또 적폐청산 피로감이 확산되면서 청와대는 집권 2년 차부터 적폐청산 대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기조 전환을 시도했다.
② 현재 진행형인 권력기관 개편
검찰 역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7월 출범 예정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곧 출범할 21대 국회의 중점 과제 리스트 상위 순번에 검찰 개혁을 올려놓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좌천됐던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총장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지금은 여권의 비토 대상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③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그 결과 2018년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은 것도,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땅을 밟은 것도 모두 최초였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그해 5월 판문점에서 또다시 ‘원 포인트’ 정상회담을 가졌고 문 대통령은 넉 달 뒤 9월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과 백두산을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역시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④ 지소미아 파기, 무역 보복으로 번진 한일 갈등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7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 3개의 수출을 제한하고,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시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경제 보복에 나섰다. 문 대통령도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일 갈등은 외교·안보 문제로까지 번졌다. 청와대는 그해 8월 일본에 대한 맞대응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중재로 지소미아는 조건부 연장으로 전환됐지만, 한일 갈등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⑤ ‘조국 사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난 3년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초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맡아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총괄하던 조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다. 그러나 딸의 입시비리 의혹,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등으로 조 전 장관 임명 찬반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올랐다. 그 불똥은 조 전 장관 가족 의혹 수사를 총괄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까지 번졌다.
논란 끝에 조 전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지만 ‘조국 파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민정수석 재직 시 이뤄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이고, 법원에서는 정 교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⑥ 코로나19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도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을 극복하는 ‘애프터 코로나’에 집중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전 국민 고용보험 등 사회복지체계 전반에 걸친 개선 작업과 고용 유지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⑦ 4·15총선 압승, 초유의 ‘슈퍼 여당’ 탄생
문 대통령은 4·15총선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이 같은 메시지를 냈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었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해 180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103석(미래한국당 포함)을 얻어 간신히 개헌 저지선을 지켜냈다.
여권은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21대 국회에서 강력한 입법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레임덕이 없다는 섣부른 예측도 있지만, 부산시장 등 내년 4월 대규모 재·보궐선거가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 극복과 개혁 입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