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다시 커지는 집단감염 우려
○ 2, 3차 확진자, 감염 사실 모른 채 일상생활
초발 환자 A 씨는 2일 0시 24분부터 이태원 클럽 3곳을 방문했다. 킹클럽, 트렁크, 클럽퀸으로 도보로 2분 거리에 모여 있다. A 씨는 전파력이 가장 강한 발병 초기였다.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사이버사) 소속 B 하사는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B 하사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A 씨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을 찾았다. B 하사는 A 씨와 대면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동선이 겹쳐 접촉자로 분류됐다.
군은 B 하사가 클럽을 방문한 뒤 출입한 국방부 내 사이버사 별관을 비롯해 육군회관 등을 통제했다. B 하사는 군 간부 독신자 숙소인 국방레스텔에 거주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B 하사는 퇴근한 뒤 원칙적으로 숙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당시 클럽 방문이 제한됐다. 징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독신자 숙소에 거주하는 육군중앙보충대대 소속 장교(29)도 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10분까지 킹클럽에서 머무른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일 이태원의 한 주점을 방문한 경기 성남시의료원 소속 남성 간호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남시는 간호사가 근무한 수술실을 폐쇄하고 함께 근무한 의료진을 격리했다. 이 간호사는 6일 구내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했다.
경기 양평에선 A 씨가 방문한 1, 2일이 아닌 4, 5일에 다녀간 방문객 중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양평군에 따르면 27세 남성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이 남성은 4, 5일 트렁크와 클럽퀸을 방문했다. 4, 5일 방문객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방역당국이 추적 조사해야 할 인원이 최소 수백 명이 추가됐다.
서울시는 A 씨가 방문한 3개 클럽 방문자 명부에 기록된 1500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증상 확인에 나섰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틀린 번호를 기재한 사례가 많아 카드전표 명세로 추가 확인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클럽에선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2일 새벽 킹클럽 등을 방문한 사람은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 IT업체 확진 소식에 업계도 불안
A 씨의 직장인 정보기술(IT) 업체 티맥스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A 씨의 회사 동료 중 밀접 접촉자 44명을 자가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C 씨(31)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가 지난달 30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C 씨는 이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수도권 지자체와 긴급회의를 열어 현 상황과 행정명령 조치 여부 등을 공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사가 더 진행돼 사태가 악화되거나 추가 확인이 되면 클럽 같은 다중밀접접촉 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신규진 / 성남=신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