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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해병대 나왔거든”…10살 많은 은행원 폭행한 30대

입력 | 2020-05-09 16:19:00

오른팔로 목 조르고 욕설…상해 혐의
법원,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 선고
피해자는 초등생·중학생 자녀 둔 가장
"범행 모두 인정·피해자 합의 등 고려"




은행원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이상훈 판사 심리로 열린 류모(38)씨의 상해 등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판사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류씨는 지난해 11월22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있는 한 은행에서 이 은행 직원인 A(48)씨의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류씨는 자신이 VIP 고객이라며 A씨가 “일반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화를 냈고, A씨를 비상계단으로 불러내 “죽여버리겠다.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놈이 나를 무시해?”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류씨는 오른팔을 이용해 A씨의 목을 감싸 졸라 약 20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가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씨는 또 해당 은행이 있는 건물 1층 커피숍 앞에서 이 은행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 다수가 듣고 있는 가운데 A씨에게 “내가 해병대 출신이다. 너 같은 놈은 한 주먹에 죽여버린다” 등의 말을 하며 A씨를 모욕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가 실제 이 은행의 VIP 고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판사는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은행 직원인 피해자를 상대로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폭력을 행사한 이른바 ‘고객 갑질’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폭력 관련 집행유예 및 벌금 전과를 포함해 약 16회에 이르는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심리치료를 계속 잘 받고 앞으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