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개척하는 청년창업가들] <9> ‘튜터링’ 김미희 대표
지난달 3일 만난 김미희 튜터링 대표(37)가 창업에 나선 것은 이런 방식의 외국어 회화 학습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모바일 디자인과 서비스 기획 업무 등을 담당하던 회사원이었다. 한양대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2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약 10년을 일했다.
김 대표가 외국어 회화 교육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글로벌 회사이다 보니 외국 기업들과의 소통을 위한 회화 능력이 중요했다. 오프라인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등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김 대표는 자신의 회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원어민과 1 대 1 대화를 하는 수업을 원했지만 과외비는 비쌌고, 전화 영어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체감했다.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통화가 가능한 강사와 원할 때 아무 때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는 1000명이 넘는 강사진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수강료는 20분 기준 8000원으로 기존 1 대 1 전화 영어 대비 절반 수준이고, 강사에게 주는 돈은 1.5배 정도”라며 “콜센터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이를 학습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튜터링의 차별화된 전략은 시장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서비스를 선보인 첫해, 1년 만에 관련 분야의 앱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했다. 매출액은 매년 2∼3배씩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창업 3년 만에 매출 130억 원을 달성했다. 수치적인 성장만 이룬 것이 아니다. 한국소비자포럼이 발표하는 2019년 1 대 1 영어회화 부문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100명이 넘는 튜터링 강사들을 필리핀 마닐라에 초대해 ‘제1회 튜터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는 매출뿐만 아니라 수요자들의 인정과 내부적인 단합을 모두 이룬 한 해였다”고 말했다.
외국어 교육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분야다. 수많은 오프라인 학원과 온라인, 모바일 교육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튜터링이 주목받은 것은 외국어 교육을 받는 수요자들의 불편한 지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잡았다. 먼저 ‘튜터링 알파’를 고도화해 올해 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튜터링 알파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외국어 전화 통화의 예습과 복습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등을 위한 ‘튜터링 주니어’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기업과의 교육 연계도 집중하는 분야다. 저렴한 가격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이미 주요 대기업들과 외국어 교육 서비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