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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내년 4월? ‘김종인 비대위’ 연말 임기론 대안 급부상

입력 | 2020-05-11 03:00:00

통합당 앞에 놓인 ‘3대 변수’
(1) 당선자 총회서 임기조율 숙제
(2) 40명 초선그룹 ‘反金’ 정서 확산
(3) “주호영이 혁신을” 자강론 목소리




미래통합당이 새 원내지도부를 선출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통합당은 당초 이번 주 중 당선자 총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지만, 주호영 원내대표의 부친상으로 다음 주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당내 혼란과 갈등을 증폭시켰던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일종의 ‘숙의 기간’이 마련된 셈. 이 기간에 비대위의 임기 등 난제들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비대위 출범 여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측은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대선 후보의 윤곽이 나올 내년 4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당헌·당규대로 8월까지만 비대위를 운영한 뒤 전당대회를 치러 차기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당선자들과 김 내정자 사이에서 어느 정도 기한이면 서로 받아들일지 조율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올 8월도, 내년 4월도 아닌 정기국회가 끝나는 올 12월까지 비대위를 운영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선자 총회에서도 이런 ‘중재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 내정자 측은 기한을 박아두고 시작하는 건 비대위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가 당의 운영 방안과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초선 그룹 사이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아진 것은 (김 내정자가) 너무 거만해 보였기 때문”이라며 “어떤 식으로 당을 운영할 것인지 간접적으로라도 알려야 우리도 따르고 믿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통합당 당선자 84명 중 71.4%를 차지하는 초·재선 그룹(60명)의 의중도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0명에 이르는 초선 그룹은 대체로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하는 당선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김 내정자의 리더십에 부정적으로 돌아선 당선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선의 김성원 이양수, 초선의 황보승희 김웅 등을 중심으로 초·재선 당선자 30여 명이 최근 개혁소장파 모임 결성을 추진하는 등 초·재선 그룹의 당내 영향력도 커지는 모양새다.

원내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당 안팎에서 ‘자강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주호영 직무대행이 중심이 되어 혁신 비대위를 꾸려 새로운 길을 찾으십시오. 그 정도 역량이 안 된다면 당을 해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3선의 장제원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8월까지 한시적 비대위원장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만약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지체 없이 이 논의는 끝을 내야 한다”며 “(김 내정자가 거부한다면)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 대표권한대행을 겸직하고 강력한 혁신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환경이 또 달라지자 일각에선 “당에 충격 요법을 줄 골든타임이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빨리 결정해서 출범시키지 않으면 이제는 동력이 떨어져 제대로 비대위 기능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성열 ryu@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