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ubbed on my backs”
2015년 애슈턴 카터 당시 미국 신임 국방장관(오른쪽)이 소감을 말할 때 그의 부인 스테퍼니 카터 여사(왼쪽 아래)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는 조 바이든(왼쪽 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친구 간, 지인 간 포옹이나 키스를 하면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끌면 안 됩니다. 거의 찰나의 순간에 이런 행동이 이뤄져야 오해를 받지 않습니다. 포옹하면서 질질 시간을 끌 경우 ‘creepy(오싹한)’하다는 욕을 듣기 십상입니다.
여기 ‘creepy’하다는 욕을 자주 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77)입니다. 최근 그는 27년 전 성추행 의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타라 리드(56)라는 여성은 1993년 바이든 후보가 상원의원 시절 의원실에서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벽에 붙여 놓고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왜 27년 전 사건을 지금에서야 공론화시키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동안 꾸준하게 이 사실을 주변을 알려왔다”고 반박합니다. 사건 당시에도 “감독관에게 불평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고 합니다.
△“I’m a tactile politician.”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터칭’이나 ‘허깅’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바이든 후보는 “나는 ‘tactile’ 정치인”이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Tactile은 ‘촉각의’라는 뜻이죠. 즉 신체적 접촉을 통해 상대방과 공감하는 정치인이라는 겁니다. 오래전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이런 궤변이 통하지 않습니다.
△“He gave himself a pat, a squeeze and a rub on the back.”
바이든 후보의 ‘촉각 정치’는 정치풍자 토크쇼의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방송진행자 지미 팰런은 이런 개그를 펼쳤습니다. “바이든이 현재 민주당 후보 지지율 1위다. 그는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자신을 pat하고 squeeze하고 rub했다.” 이 단어들은 모두 성추행과 관련된 단어죠. ‘pat’(쓰다듬다), ‘squeeze’(꽉 껴안다), ‘rub on the back’(등을 문지르다)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이런 행동들에 익숙하다고 조롱하는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