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확진 72명… 서울서 제주까지 확산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은 수도권은 물론 제주와 부산, 충북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5517명을 전수 조사했지만, 방문자 36%(1982명)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확진자들이 병원이나 요양병원, 콜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2차 집단 감염까지 우려되고 있다.
○ 수백 명 접촉하는 콜센터, 피부과 직원도 확진
더 큰 문제는 확진자 가운데 수백 명과 접촉하는 피부관리사나 콜센터 직원 등이 여럿이란 점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 이어 2차 집단 감염의 위험도 없지 않다”고 했다.
5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다음 날 제주로 돌아온 한 30대 여성 피부관리사는 7∼9일 제주에 있는 피부과 의원에 출근해 모두 144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이 직접 피부를 관리한 고객 127명과 병원 동료 11명, 출퇴근 버스 운전사 등 6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동료 1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피부과 방문객들에 대해서는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9일에는 영등포구의 한 콜센터에서 일하는 20대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해당 콜센터가 폐쇄됐다. 이 남성은 2일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이태원 킹 클럽을 방문했다. 코레일유통 본사 건물 4개 층에 입주해 있는 콜센터 직원 317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의 한 클럽 입구에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시가 9일 클럽 등 시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영업정지를 뜻하는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데 이어 경기도도 10일 같은 조치를 취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군에선 간부와 병사 등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A 하사와 접촉한 인원들이다. 군에 따르면 A 하사와 접촉한 사이버사 근무 중대 소속 상병과 하사 총 2명이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클럽 방문 뒤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도 들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확진자들은 코로나19 잠복 기간 동안 PC방과 노래방, 피트니스센터 등 또 다른 다중이용시설도 방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7명이 지역사회에서 가족과 지인을 전염시켜 2차 전파사례가 보고될 만큼 전염력이 높다”고 했다.
10일 확진된 40대 남성은 4∼6일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노량진역 근처의 ‘콩고 휘트니스’를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은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이태원의 클럽 근처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피트니스센터 안에서 2차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용자 전원을 추적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확진자 2명이 강남구에 있는 한 수면방에 다녀간 사실도 확인됐다. 강남구와 경찰은 이 업소 출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진자가 방문한 시간에 90여 명이 업소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고도예 yea@donga.com·한성희·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