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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기세 오른 ‘언택트 산업’에 집중할 때

입력 | 2020-05-12 03:00:00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년법은 ‘서기(西紀)’다. 예수가 탄생한 해를 기준으로 기원전(BC)과 기원후(AD)로 표기해 사용한다. 기독교라는 종교의 영향력과 사건의 파급력은 역사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동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시대 구분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준으로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3월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코로나 전(BC·Before Corona)과 후(AC·After Corona)의 세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투자전략을 찾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증가세를 살펴보면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중국, 그리고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은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회복이 기대되는 유행의 후반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미국은 확진자 수가 1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증가세고, 유럽의 이탈리아도 14%에 근접한 치사율에서 보듯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주식시장은 실물 경제와 달리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 코스피는 1월 2,270에서 3월 1,440으로 수직 낙하했지만, 어느덧 낙폭의 절반을 회복하며 2,000 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과감한 통화정책이 효과를 냈다. 하지만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실물 경제 회복이 필요조건인 만큼 지수의 추가 상승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다만 지수 상승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 수익을 못 내는 건 아니다. 적절한 전략을 세우고 중장기 투자 관점을 유지한다면 만족할 만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시장 특성을 완전히 반영한 투자 전략이라면 ‘언택트(untact·비대면)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한국의 4월 수출 실적을 보더라도 재택근무와 관련된 컴퓨터 품목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 산업에 속한 종목은 대부분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기업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진단키트, 마스크 등 헬스케어와 온라인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다. 위에 언급한 업종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최근 발표된 올해 1분기(1∼3월) 실적에서도 이익 증가세가 눈에 띄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가오는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감안하면 해당 산업들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는 당연히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19 환경에서의 투자 정답은 여기에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