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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또다른 클럽서도 확진… ‘손자→외할머니’ 2차 감염도

입력 | 2020-05-12 03:00:00

[코로나19 재확산 비상]‘클럽發 감염’ 가족-직장으로 확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장 제한’ 안내문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입구에 ‘이태원 소재 클럽 및 주점을 방문한 이들의 입장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된 한 남성이 당시 이태원 클럽 및 주점에 들르며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확산됐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대규모로 번진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지며 가족과 직장에서 급속도로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오후 8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95명. 10일 72명에서 하룻밤 사이 23명이 더 늘어났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가정과 직장 등에서 2차 접촉으로 감염된 이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게다가 또 다른 이태원 대형 클럽에 들렀던 확진자도 나와 방역당국에서 긴장하고 있다.

○ 이태원 대형 클럽 ‘메이드’에도 확진자 들러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20대 남성 C 씨가 집단 감염이 이루어진 5개 클럽이 아닌 다른 이태원 클럽 ‘메이드’에 2일 방문했다가 11일 확진됐다.

서대문구 보건소 관계자는 “C 씨가 ‘문제가 된 클럽’들은 방문하지 않았다”며 “다른 클럽 ‘메이드’만 ‘2명 이상의 친구들과 방문했다’고 구두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대형 클럽인 메이드는 5개 클럽과는 약 200m 떨어져 있고,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발생 초기 이태원 클럽에 직접 방문했던 젊은층 위주로 퍼졌던 집단 감염은 이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선 84세 여성이 클럽에 방문한 외손자(29)로부터 감염돼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북구에선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아들(27)에 이어 어머니(52)도 확진됐다. 경기 부천에서도 54세 여성이 같이 사는 아들 A 씨(24)로부터 감염됐다. 부천시 관계자는 “3일 클럽에 방문한 A 씨는 확진 전인 6, 8일 부천의 한 백화점 음식점에서 근무했다”고 전했다.

직장 내 감염도 이어졌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 씨도 서울 강남에 있는 회사에서 직장 동료(28)로부터 감염됐다. 수원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2일 이태원 클럽에 방문했다가 10일 확진된 직장 동료인 남성과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B 씨 외에도 11일에만 직장 동료 4명이 추가로 감염돼 이 회사 내 확진자는 모두 7명이다.

8일 확진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A 하사와 접촉한 같은 부대 간부 3명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A 하사와 함께 식사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용인의 육군 직할부대에서도 확진된 대위와 접촉한 중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차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헌혈을 한 사실이 드러나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는 “클럽 방문자와 콩고휘트니스센터를 같은 시간대에 이용했다가 10일 확진된 40대 남성이 동작구 ‘헌혈의 집’에서 6일 헌혈을 했다”고 전했다. 구는 11일 이 남성의 혈액을 폐기하고 헌혈의 집을 소독했다.

○ 부산·울산 등도 유흥업소 집합금지명령

2차 감염이 늘고 지역 확산 우려가 커지자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리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부산시는 12일부터 클럽과 감성주점 등 100여 개 업소를 대상으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충북도도 11일 도내 유흥시설 850곳에 대해 2주간의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충북도는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 6곳 등을 출입한 도내 거주자와 직장인들에게 ‘대인 접촉 금지 행정명령’도 내렸다. 도청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점검반을 가동해 명령을 위반한 업소가 적발되면 즉시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대구시, 울산시, 경남도도 11일부터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