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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고시’로 불리는 GSAT, 코로나19로 올해부터 온라인 시험으로 진행

입력 | 2020-05-12 18:12:00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가 올해부터 온라인 시험으로 치러진다.

12일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 동참하고, 대규모 현장 시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축소를 위해 온라인 GSAT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로 인원을 선발하고 있지만 보안상 GSAT는 같은 날 시행해왔다.

GSAT가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시험 과목 및 방식 등도 이전과는 달라진다. 우선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4개 과목은 수리영역, 추리영역 등 2개 과목으로 줄어든다. 삼성 측은 “장시간 집중력 유지가 쉽지 않은 온라인 시험 특성을 감안해 문제 해결력, 논리적 사고력 검증이 가능한 수리 및 추리영역 평가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리 및 추리 영역은 각 30분씩 치러진다. 언어논리(25분), 수리논리(30분), 추리(30분), 시각적 사고(30분)를 모두 봤던 이전과 비교해 시험 시간은 1시간 줄어든다. 다만 삼성 측이 시험 시작 전 환경 점검, 면접 시 약식 테스트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검증 프로세스 점검 등 사전 준비 시간이 1시간 추가돼 전체 GSAT 시간은 2시간으로 이전과 같다.

GSAT 응시자들은 각자 집에서 PC를 활용해 온라인 시험을 보고,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본인과 PC 모니터를 촬영해야 한다. 삼성은 국내외 응시자 전원에게 미리 유의사항 안내문 및 휴대전화 거치대 등 응시자 키트를 우편 발송할 계획이다. 또 시험 약 1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응시생 환경 점검, 응시 중 보안솔루션 및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사전에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온라인 GSAT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5월 30일, 31일 이틀간 4회로 나눠 분산 진행하며 각 회차별 문항은 다르게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대졸 공개채용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12일 국내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은 삼성GSAT 시험방식의 변화에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지난해 GSAT 하반기 응시생들을 당황하게 했던 토사구팽(兎死狗烹), 청렴결백(淸廉潔白) 등 사자성어, 혹은 ‘서슴다(망설이다)’ ‘칠칠하다(야무지다)’ 등 생소한 단어가 많이 등장한 언어논리 과목이 없어진 데 대해 환영하는 응시자들이 적지 않았다.


또 각 가정 내에서 시험을 보는 만큼 삼성 측의 감시를 피해 부정행위를 시도하는 응시생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삼성 측은 “응시 중 보안솔루션 적용과 원격 모니터링, 면접 시 약식 테스트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검증 프로세스도 마련했다”며 “온라인 GSAT를 처음으로 실시하는 만큼 응시 절차에 대해 세심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등 6개 계열사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하는 SK그룹도 조만간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필기전형(SKCT) 진행 방식과 일정은 아직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재차 확산하는 상황에서 기존대로 오프라인 필기전형을 진행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온라인 필기전형을 진행할 경우 부정행위 등을 방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16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국가공무원 5급 공채 필기전형 등의 진행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SKCT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채용전형 일정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오프라인 진행 방침은 유지하되 상황을 신중히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전형 방식엔 일부 변화가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상하반기 공채에 걸쳐 필기전형인 인적성 시험을 전 계열사가 하루에 몰아서 봤으나, 이번부터 계열사별로 일정을 나눠서 진행키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적성 검사 문항은 그룹사 안에 문제 은행 형태로 다수 문항을 예비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계열사별로 조합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지를 각각 새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일기자 dong@donga.com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