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코로나시대 글로벌 일터 변화
12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구성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무기한 재택근무’ 계획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직원이 원하면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CNN은 이를 “미국 산업계의 ‘뉴 노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주요국이 ‘근로의 뉴 노멀’을 맞이하고 있다. 산업화 이래 정착돼 온 정상출퇴근제가 재택근무와 자율출근, 순환근무 등 다양한 근로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선 근로자의 ‘재택근무 할 권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방역 선진국으로 지목되는 독일이 관련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일찍부터 적용한 독일은 코로나19 이후 직장인의 25%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독일 노동부는 최근 “근로자가 원하고 회사가 허락할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도 3월 원격 및 재택근무에 관해 고용주의 의무를 규정한 법안을 공포했다.
상대적으로 IT 전환에 뒤처진 인도나 일본 등도 같은 흐름이다. 인도는 3월부터 전국 봉쇄령의 여파로 대다수 기업이 재택근무 중이다. KOTR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 스마트 오피스 솔루션 등 관련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11.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도 후생노동성의 방침에 따라 NTT도코모, 시세이도, 파소나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텔레워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선 코로나19 재확진세에 따라 최근 네이버 카카오 NHN 등이 정상출근 계획을 철회하고 재택근무 연장에 들어갔다. 국내 업계 중 최초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던 SK텔레콤 등은 순차적으로 출근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출퇴근이 기본이었던 과거와 달리 다수 기업이 임산부, 가정보육이 필요한 경우 등 재택근무가 필요하면 언제든 원격 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생긴 ‘완전 자율 출퇴근제’를 정착시켜 주 40시간 근로시간만 맞추면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한 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외 원격 근무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솔루션을 무료 개방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도 성공적인 국내 적용 사례를 발판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