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접촉자 추적 성패에 연기 여부 갈릴 듯 교육부 "상황 변동 없다면 고3 예정대로 등교" "등교연기 피로도↑…원격수업 원칙 검토해야"
교육부가 고등학교 3학년 등교일을 13일에서 오는 20일로 일주일 연기했지만 지난 6일부터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12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20일 등교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교육계에서는 3차 감염으로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경우 최대 잠복기 14일을 고려하면 20일 이후에도 감염 위험이 남아있는 만큼 등교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고3을 시작으로 13일부터 순차 등교를 시작하려다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자 이틀 전인 11일 등교를 일주일씩 순연하기로 했다.
당초 개학일이었던 13일 학교와 유치원, 학원 등 학생들이 가는 곳곳에서 위험이 여전하다. 만약 그대로 등교했다면 학교 내 대규모 집단감염을 피할 수 없었던 아찔한 순간이다.이태원 클럽 확진자 규모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 특히 황금연휴 전후로 이태원 일대 또는 클럽 등을 방문한 교직원과 학생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번 주말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역학조사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인한 학생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학원 학원 강사로부터 수강생인 중·고등학생 6명과 동료 강사, 학부모 등 총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중 2명은 감염됐다는 것을 모르고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3차 감염 우려는 더 커졌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방문한 교직원이 원어민 교사 53명 포함 총 158명이라고 밝혔다. 클럽을 방문한 14명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들은 검사 중이다.
같은 시기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20)은 지난 11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온라인 개학 기간 함께 실기 수업을 받았던 학생은 호흡기 증상 등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그간 재양성자는 전파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우선 학교를 폐쇄하고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로 인해 3~4차 감염까지 확인될 경우다. 방역당국은 인천 학원강사가 2차 전파한 후 3차 감염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는 방역당국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가정한 경우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의 경우 1차 감염은 2~5일, 2차 감염은 7~9일에 몰려있다. 3차 감염은 그보다 더 늦어지기 때문에 잠복기도 20일 이후로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정은경 방대본부장은 2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역감염의 위험도, 학교 학사관리 과정에 대한 부분을 같이 놓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주 발생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교육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아직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책 논의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는 신천지 대구교회 슈퍼감염 이후 불안이 남아있던 대구시교육청이 채택한 방안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 등교일정에 맞추면서도 학교별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실시하고 등교는 격일제, 부제, 격주제 등을 선택하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지난 13일 초등학생의 가정학습 일수를 전체 수업일수의 20%, 즉 올해 34일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토요일과 공휴일을 빼고 연속 10일 이내여야 한다는 연속일 제한도 없앴다.
등교를 다시 연기할 가능성도 높지만 일선 학부모 사이에서는 일주일씩 개학과 등교를 미루는 상황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 일주일 단위로 연기하기보다는 1학기 동안 원격수업, 9월 학기제를 검토하자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중3 학부모 A(47)씨는 “지금까지 개학이나 등교가 1~2주 전, 이틀 전 발표하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언제 아이를 보내야 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험이 계속 남아있는 만큼 고3 정도를 제외하면 1학기는 온라인 수업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