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FC 감독 최용수.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FC서울은 연말연시를 정말 치열하게 보냈다. 1월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위해 지난해 성탄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선수단을 소집해 포르투갈 알가브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이어 일본에서 2차 훈련을 거쳐 2월 중순 ACL 조별리그에 출격했다.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꺾고 K리그 4개 팀 중 유일하게 승리를 신고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ACL은 중단됐고, K리그 개막도 무기한 연기됐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애써 다진 선수단의 리듬은 흐트러졌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최용수 서울 감독도 허리디스크가 덮치며 장기간 입원했다. 수장이 자리를 비우자 팀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웠다. 그 파장은 10일 강원FC와 치른 ‘하나원큐 K리그1 2020’ 원정 개막전까지 이어졌다.
강원전에서 서울은 무기력했다. 1-1로 맞선 후반 23분 오스마르의 득점이 석연찮은 오프사이드 판정(VAR 판독불가)으로 취소되자 맥이 풀렸고, 1-3으로 역전패했다. 27라운드로 줄어든 시즌에서 첫 경기 패배의 타격은 상당하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위기에 직면한 서울은 배수의 진을 쳤다. 17일 광주FC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홈 개막전(2라운드)을 치르는 서울의 목표는 하나, 승점 3이다. 결전을 앞둔 14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홈 개막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서울 선수단은 ‘반전’을 다짐했다.
허리보호대를 착용한 채 참석한 최 감독은 “실전 후 긴 공백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적절한 긴장 속에서 분위기를 잘 추슬렀다”며 “도전적인 축구를 펼치겠다. 팀에 많은 변화가 있을 텐데 그만큼 기대도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최 감독과 찰떡궁합을 보였고, 돌고 돌아 올해 초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아드리아노(브라질)도 “(강원전은) 지난 일이다. 과거가 아닌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주먹을 쥐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