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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첫 개헌 언급한 文대통령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담겨야”

입력 | 2020-05-14 21:18:00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과 관련해 “다시 개헌이 논의된다면 반드시 그 취지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4·15총선 압승을 계기로 여권 내부에서 개헌 논의가 꿈틀대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 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개헌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7일 방송되는 광주MBC의 5·18 40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14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3·1 운동과 4·19 혁명이 수록되어 있는 헌법 전문을 언급하며 “4·19 이후 장기간의 군사 독재가 있었던 만큼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설명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의) 6월 항쟁이 헌법에 담겨야 우리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제대로 표현되는 것이고 국민적 통합도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발의한 개헌안에는 5·18 민주화 운동 등이 전문에 담겼으며 권력구조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고치자고 제안했다. 여권 관계자는 “권력구조 개편은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경우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 자제했겠지만 헌법 전문만큼은 시대정신을 반영해 고쳐야한다는 평소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한 것은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이제는 국회의 몫”이라면서도 “개헌이 지지를 받는다면 다음(21대) 국회에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새 개헌안 마련을 전제로 전문 방향을 제시하면서 여당에서도 다시 개헌 논의가 불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8일 국민발안제를 담은 ‘원 포인트’ 개헌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