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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한국당 “조속한 시일내 합당”

입력 | 2020-05-15 03:00:00

주호영-원유철 “수임기구 설치”
21대 국회 개원전 합칠듯…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도 공감대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수임기구를 설치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한국당은 당분간 독자 노선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모(母)정당인 통합당의 제동으로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회동한 뒤 “통합당과 한국당은 조속한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합당 논의기구를 구성해 조속히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면서 “(범여권) ‘4+1 협의체’가 일방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4·15총선에서 확인한 만큼 20대 국회 회기 내 폐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양당은 각 당 수임기구 대표를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합당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당 측 수임기구 대표는 20대 현역 의원 위주의 당 지도부를 제외하고 21대 당선자 중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임기구에서 논의가 끝나면 각 당의 당헌에 따라 한국당은 최고위원회 의결로,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합당 안건이 처리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임기구에서 결정만 하면 합당 절차는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전했다.

당초 원 대표는 19일 당헌 개정을 위한 한국당 전당대회를 열어 29일 종료되는 당 대표의 임기 연장을 추진했다. 원 대표는 14일 오전까지도 주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임기 연장과 전당대회 추진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심히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 진행된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에선 원 대표가 통합당과의 합당의 전제 조건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내거는 등 독자노선을 가려는 것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우려를 전달하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와 합당은 별개”라고 했고, 원 대표의 임기 연장도 “(합당과)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은 일단 15일 예정된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19일 당 대표 임기 연장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임기구 논의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임기구 설치를 의결할 당 최고위원회와 당 대표 임기연장을 위한 전당대회를 투 트랙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선 당의 독립 및 국민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어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당에선 “일단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를 띄우기로 합의했고, 주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독자노선을 강하게 만류하는 상황에서 개원 이후까지 별개 정당으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두 당의 합당이 완료되면 통합당의 지역구 당선자(84명)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당선자(19명)를 합쳐 103석의 제1야당이 구성된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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