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개막 KLPGA챔피언십 표정 “갤러리 없어 아쉽지만 숨통 트여”… 엄격한 방역 조치속 ‘마스크 샷’도 외신 등 117명 취재, 8개국 생중계 배선우-김자영 5언더 공동선두로
“그동안 근질근질” ‘스마일 골퍼’ 조아연이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LPGA 챔피언십 1번홀에서 마스크를 쓴 채 티샷을 하고 있다. 세계 골프 정규 투어 중 가장 먼저 재개된 이번 대회 1라운드를 공동 4위로 마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시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돼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주=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주요 골프투어가 모두 멈춘 가운데 KLPGA투어는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개막한 KLPGA 챔피언십을 통해 세계 정규 투어 최초로 재개를 알렸다.
KLPGA투어는 뜨거운 응원 열기(지난 시즌 대회당 평균 갤러리 1만4000명)로 세계적 주목을 받아 왔지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오른 조아연은 “갤러리의 환호가 없어서 아쉬웠다. 팬들의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다 보니 (16번홀 당시) 공이 핀 근처에 붙었는지를 몰랐다. 그린에 올라가서야 공이 붙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티오프 시간을 착각해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다가 경기 진행 요원의 안내로 허겁지겁 1번홀로 달려가는 해프닝도 겪었다. 이 때문에 그는 1번홀 티샷 시에는 마스크를 썼다가 이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경기를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김효주(25)는 “버디를 해도 주위가 조용해서 연습 라운드 같았다. ‘셀프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평소와 달랐던 분위기를 전달했다.
선수들과 캐디들은 발열 검사 등 엄격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키면서 경기를 치렀다. ‘워크스루 살균소독기’를 통과한 뒤 골프장에 들어선 선수들은 라커룸 등에서 선수 간 2m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코스 곳곳에 소독제가 비치됐고, 깃대와 고무래에는 항균 필름이 부착됐다. 일부 선수는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치러 눈길을 끌었다. 조정민(26)은 “평소 연습할 때도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익숙하다. 쌀쌀한 아침(오전 8시 10분)에 티오프했는데 마스크 덕분에 보온 효과도 얻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뚫고 열린 KLPGA 챔피언십에는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외 취재진 117명이 대회장을 찾았고 호주, 일본 등 8개국에서 대회를 생중계했다. LPGA투어 관계자는 “이번 대회의 진행 과정과 예방 수칙 등은 7월 중순 재개되는 LPGA투어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파 선두 주자 최혜진(21)은 한때 공동 2위를 달리기도 했으나 15번홀(파5)에서의 퍼팅이 아쉬웠다. 8m 거리에서 4퍼팅으로 더블 보기를 범한 여파로 공동 7위(3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최혜진은 “처음에는 거리를 잘 맞춰 퍼팅을 하려다가 실수가 나왔고, 이후에는 급한 마음에 실수가 반복됐다”며 아쉬워했다.
“덕분에” “선두로”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 세계 3위 박성현의 모자에 ‘덕분에 챌린지’ 와펜(모자나 재킷 등에 다는 장식)이 부착돼 있다(왼쪽 사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선우는 1라운드에서 5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양주=AP 뉴시스
양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