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태장고등학교에서 수원고 학생들과 선생님이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을 하고 있다. 2019.11.14/뉴스1 © News1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등학교 3학년의 오는 20일 등교 개학이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학교 방역을 강화해 예정대로 등교를 추진하고 대입 일정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학교가 ‘제2의 이태원’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수능 연기’를 비롯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5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등교 연기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대입 일정인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최대 한 달 연기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수능 연기론’이 피어난다. 국민의당은 14일 논평을 통해 “이태원 클럽과 홍대를 거쳐 인천시 학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코로나 확산세가 개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덮치는 중대 국면”이라며 “당국은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수능 연기 등 중요 학사일정에 대한 선제적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등교한다고 해도 이튿날인 21일 경기도교육청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시작으로 7월 말까지 학교별 중간고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 인천시교육청 주관 학평, 학교별 기말고사 등 5개 시험을 연달아 치러야 한다. 여기에 내신을 준비하는 학생은 틈틈이 수행평가 준비와 대회 출전 등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앞서 2021학년도 수능 날짜를 기존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2주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일이 여기서 더 늦춰질 경우 수능 재연기를 비롯한 학사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일 등교가 고3 학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본다”며 “만약 등교가 더 연기된다면 현행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교육당국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입 일정을 최대한으로 연기해 정시모집 추가 합격자 모집을 내년 2월28일까지 받고 이틀 뒤인 3월2일 개학하기로 한 현재 상황에서는 수능 연기를 하려면 대학 개강일을 3월에서 4월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원단체들은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해서는 수능 연기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사태가 특수한 경우라고 한다면 확진자 추이가 안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그때 등교 개학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한 길이라고 본다”며 “입시를 이유로 학생들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에 나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학사 일정 조정을 통해 안전할 때 학교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도 ”감염병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5월 안에 등교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며 ”교육부가 학사 일정 변경은 없다며 딱 못을 박아둘 것이 아니라 수능 연기를 비롯한 모든 안을 다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 무엇이 학생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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