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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교육사업으로 나눔 실천… 중견기업의 ‘진심’ 위기에 빛나다

입력 | 2020-05-18 03:00:00

거붕그룹
거제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거붕백병원’
워킹스루 진료로 코로나19 확산 막는데 일조
중학교 운영, 친환경업체 출범 등 광폭 행보




거붕그룹 백용기 회장.

“의료산업은 단순한 사업이 아닙니다. 생로병사를 총괄하고 있는 종합적인 산업이기에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죠. 국내 의료산업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거붕그룹 백용기 회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국면에서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깊이 새겼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면서 사회공헌의 폭을 넓혔다. 그가 평소 강조하는 △진심 △진정성으로 나눔 △몸소 실천 △사회 공유가치 실현 등 핵심 지향점이 위기 사태에서 더 빛이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해나갈 때 위기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려고 했던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거붕그룹은 모기업인 ㈜토보콤을 비롯한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그룹이다. 비영리법인으로 경기 화성시 화도중학교와 경남 거제시 거붕백병원을 운영 중이다. 교육과 의료 분야를 아우르는 중견그룹사인 만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경남 거제시 거붕백병원이 지역적 역할을 다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평소 백 회장은 생로병사의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지역 병원의 역할에 대해 강조해 왔다. 더 나아가 위기 국면에선 더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거붕백병원 전경.

백용기 회장이 직접 지은 환자 응원 메세지 ‘그대 내게 건강을 주는 사람’.


○ 중견그룹의 사회적 실천 노력… 위기 때 빛난 가치

거붕백병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고 워킹스루 진료에 나서며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 백 회장은 거붕백병원이 코로나19 지역 내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자 의료진에게 특히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특히 거붕백병원 수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서줘 더욱 고맙다고 했다. 이는 그동안 백 회장이 당부해온 실천의 정신을 몸소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고생한 의료진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면서 “그보다 앞서 의료진이 자진해 급여를 감봉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정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내 의료산업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며 “앞으로 세계에서 존경받는 한국 의료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붕백병원에 약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신규 병동 및 환자 부대시설 확장, 거제시민을 위한 다목적관 건립을 시행하고 있다.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거제 외에 몇 개의 지역에 수조 원대 복합의료산업단지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교육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는 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 화성 화도중을 운영 중이다. 문화 예술 분야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판소리에서 ‘지화자 좋다’라는 추임새를 넣어주듯이 예술가들에게 힘을 복돋아 주기 위해서 예술문화사업 후원 및 예술가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사회적 실천은 “모든 일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철학에서 비롯한다. 백 회장은 나눔의 의미는 밥 한 끼 대접하라는 것이라고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현재까지 60만 끼 정도의 밥을 샀고 앞으로 100만 끼를 채울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백 회장은 “밥은 나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워킹스루 진료 방식 도입.

크로아티아 지진 피해 성금 전달식. 다미르 쿠셴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와 구미숙 부회장.


○ 영역을 가리지 않는 솔선수범 실천 정신

거붕그룹 내부에서 바라보는 백 회장의 모습은 어떨까. 직원들은 백 회장을 두고 매 순간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은 그에게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한 직원은 “무모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의로운 도전정신과 적극적인 추진력을 빗댄 애칭”이라고 강조했다. 회장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실천하는 기업인으로 내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백 회장의 철학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백 회장은 거붕백병원이 있는 거제시를 중심으로 한 지자체, 경찰서 등에 손소독제 2만 개를 지원했다. 더불어 국내에서 교류하는 기관 및 단체에 2만 개, 그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중국 다롄시에 2만 개 등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다미르 쿠셴 주한 크로아티아대사에게도 후원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강진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기부금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나며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파괴돼 안타까웠다”며 “당초 코로나19 대응 위생용품을 보낼 계획이었으나 해외 배송 지연으로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후원금을 모아 현금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백 회장의 뜻에 동참한 임직원들이 모금한 6500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 역시 크로아티아 정부에 전달했다. 백 회장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진정성을 다한 실천을 통해서 쌓아온 점이 특징이다. 그는 한국-대만 간의 정·재계 및 문화예술인들의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백 회장은 그 공을 인정받아 대만으로부터 ‘경제부 경제전문훈장’ ‘입법원 외교영예훈장’ ‘외교부 외교훈장’ ‘입법원 외교최고영예훈장’ 등 4개의 훈장을 받았다. 외국인에게는 훈장을 수여하지 않는 대만의 국회 규정을 수정하면서까지 시행된 일이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인간개발연구원 제4회 인간경영대상 사회공헌부문 수상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 거붕그룹의 성장… 사회적 공헌으로 주목받는 기업

거붕그룹의 사업 영역도 최근에는 사회적 공헌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백 회장은 계열사 중 친환경업체 ㈜GB&D와 ㈜에코에인을 출범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환경산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나선 사업이다.

백 회장은 “세계인의 건강과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한 친환경사업에 나선 것”이라며 “GB&D에서 만든 음식물처리기는 전국 신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가구에 적용되는 음식물처리기”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위생용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디박스 손소독겔(에탄올)’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제품은 에탄올 함량이 높고 특허 성분을 함유한 점이 특징이다. 백 회장은 이를 계기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거붕백병원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백 회장은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회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주저하지 않고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