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화웨이 고강도 제재에 맞서 애플과 퀄컴 등 미국 업체를 직접 겨냥해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에선 미중 2차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금지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애플, 퀄컴, 시스코, 보잉 등을 겨냥할 준비가 돼 있다”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차단 계획에 대응한 일련의 보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특히 “미국이 TSMC(타이지덴)를 포함한 반도체 필수 공급업체가 중국 기술기업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다면 중국은 자국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응책에는)퀄컴과 시스코, 애플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unreliable entity list)’에 올려 놓고 사이버보안검토조치, 독점금지법 등 중국 법에 따라 수사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 포함된다”며 “보잉사의 항공기 구매도 유예할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화웨이 등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에 된다고 판단되는 중국 업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로 1년 연장했다. 미 상무부는 15일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사용하는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 등의 통신장비를 이용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화웨이와 114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하고 미국 물품을 수출하려면 미국의 면허를 취득하도록 했다. 이에 화웨이는 해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를 통해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를 공급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