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2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할 예정이라 ‘출혈경쟁’과 ‘상생’이라는 기로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사진부터 영화 ‘반도’, ‘승리호’, ‘영웅’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메리크리스마스·CJ엔터테인먼트
■ 한국영화 구원투수로 나서는 ‘모가디슈’ ‘반도’ ‘승리호’ ‘영웅’
흥행감독과 실력파 배우들 만남
다양한 소재로 여름 성수기 공략
코로나로 침체된 극장 활기 기대
7·8월에 몰려 출혈 경쟁 우려도
다양한 소재로 여름 성수기 공략
코로나로 침체된 극장 활기 기대
7·8월에 몰려 출혈 경쟁 우려도
‘모가디슈’ ‘반도’ ‘승리호’ ‘영웅’ 등 한국영화 대작들이 여름 개봉 의지를 밝히면서 영화계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감염병 확산 여파로 위기에 놓인 영화계는 대작 경쟁으로 이전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일정 규모의 관객몰이에 실패할 경우 영화시장이 또 다른 침체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예정대로 간다”
류승완(모가디슈), 연상호(반도), 조성희(승리호), 윤제균(영웅) 등 흥행감독들이 각각 남북문제, 좀비, 우주, 안중근 의사 등 다양한 소재를 200억원 안팎의 제작비 규모로 완성했다. ‘모가디슈’의 김윤석·조인성, ‘반도’의 강동원·이정현, ‘승리호’의 송중기·김태리, ‘영웅’의 정성화 등 실력을 갖춘 배우들도 함께 여름시장을 노린다.
네 작품은 모두 ‘7말8초’ 즉, 7월 말이나 8월 초 개봉을 목표로 내세운다. 각 영화 측은 예정했던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반도’의 배급사 NEW의 양지혜 팀장은 “당초부터 여름시장을 목표한 영화”라고 말했다. ‘승리호’의 메리크리스 김동현 이사도 “8월 초 개봉은 이미 잠정 계획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 출혈경쟁? 상생?
이에 따라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자칫 출혈경쟁의 우려도 적지 않다. 각 영화가 정확한 개봉일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화계는 ‘부산행’·‘터널’·‘덕헤옹주’가 모두 흥행 성과를 거둔 2016년 여름 시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당시 세 작품은 일주일 간격으로 순차 개봉해 각각 1157만·712만·560만여 관객을 불러 모으며 ‘윈윈’했다.
당시 ‘부산행’을 배급한 양지혜 팀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겨운 상황에서 각 영화 역시 상생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일단 여름 개봉을 잠정하고 향후 추이를 보며 일정을 확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웅’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전성곤 팀장도 “개봉 일정을 피하려는 각 영화 사이 교감이 형성될지 여부”를 언급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면서 “다만 출혈경쟁 양상을 피해 개봉 일정을 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