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대한이화 볼보 등 건설장비 라벨에 특화… 정밀측정기 등 고가 장비 갖춰 기계-자재 성능시험 자체 해결… 환경경영으로 사회적 기업 역할
구동욱 대한이화 대표(왼쪽)가 직원과 함께 스크린인쇄판의 제작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대한이화는 1973년 대한명판이라는 작은 인쇄업체로 출발했다. 회사가 위치한 곳은 제조업이 왕성하던 1970년대부터 ‘범내골 인쇄골목’으로 불린 지역. 인터넷 발달로 인한 종이 인쇄업의 쇠퇴로 이젠 디자인으로 정평이 난 몇몇 회사와 특화된 인쇄 기술을 보유한 일부 업체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이화는 차량 차체와 부품에 부착되는 인쇄물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주요 고객은 볼보건설기계코리아로 굴착기 등 중장비에 붙은 흰색의 ‘VOLVO’라는 라벨이 대한이화의 제품이다. 구 대표는 “극한 기후 환경에서 작업하는 건설장비의 라벨은 특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대한이화는 7년 이상 변색·퇴색이 없음을 보증하는 중장비기기 전용 특수자재와 잉크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에어백 경고 라벨, 차량 배터리용 주의 라벨 등도 만든다. 이를 위해 유럽 미국 완성자동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필수 인증인 ‘ISO TS16949’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LG화학, 클락머티리얼핸들링 등도 주요 거래처다.
한양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구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를 이어 2016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라는 큰 위기를 잘 헤쳐 나왔다. 회사 운영을 맡은 뒤부터 매년 10∼15% 성장 중이며 2025년까지 80억 원 정도의 매출액 달성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최근의 위기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급부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2년 전부터 LG화학에 납품을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 라벨의 매출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공공기관의 발주사업, 대형 인쇄광고, 아크릴 기념품 등 각종 소비재 시장처럼 아직까지 발을 들여놓지 않은 분야에서 도전을 준비 중이다. 구 대표는 “환경과 안전을 강화하는 사회 트렌드 변화에 맞춘 다양한 제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고 상상하는 모든 인쇄물을 가장 좋은 품질로 구현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