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월까지 실직자가 207만6000명으로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장의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1.6배나 됐다. 특히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피해가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지수인 데다 미국과 유럽의 폐쇄 조치는 3월부터 이뤄져 경제적 영향도 그 후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출은 작년 대비 3월 ―0.2%에서 4월 ―24%, 5월 들어 ―46%로 확대되는 등 경제적 충격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내수 위축, 고용지표 부진, 수출 감소폭 증가 등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인력 감축을 최대한 자제해왔던 대기업들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경영 악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기업이 32.5%였다. ‘4개월이 한계’라는 기업도 23.3%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 구조적 실업도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3차 추경을 통한 공공일자리 창출을 예고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노동시장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