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살림’ 착공 3년만에 지상 7층 규모 9월 개관 돌봄센터-공유주방-사무실… 국내 여성창업 지원공간중 최대 서울시, 입주기업 50곳 모집
서울시는 동작구 대방동 옛 미군기지 부지에 여성가족 복합시설 ‘스페이스 살림’을 조성해 9월 문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 지역은 1952년부터 55년간 미군기지 ‘캠프 그레이’ 자리였다. 바로 옆에는 1963년부터 36년간 오갈 곳 없는 여성들을 임시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시립부녀보호소가 운영되다가 2002년 서울여성플라자가 새로 들어섰다.
2007년 캠프 그레이가 이전한 뒤 활용 방안을 찾던 서울시는 2014년 경쟁 심사를 통해 스페이스 살림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후 시민 설문조사와 아이디어 공모전, 정책토론회 및 박람회를 거쳐 2017년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이러한 취지에 맞춰 스페이스 살림은 일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워라밸을 지원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지하 2층, 지상 7층에 연면적 1만7957m²로 광화문광장과 비슷한 규모로 들어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 여성창업 지원 공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물 내에는 사무와 판매, 교육 등 창업에 필요한 공간을 비롯해 자녀 돌봄 걱정을 덜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1, 2층에는 사무실과 공방 형태의 매장, 공동창고, 회의실, 녹음·편집촬영실, 콘퍼런스홀 등이 마련된다. 1층에는 자녀동반 사무실, 마을서재, 카페, 공유주방, 시간제돌봄센터, 키움센터, 실외놀이터 등 자녀 돌봄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될 예정이다. 2층에도 사무실, 식당, 회의실이 들어서며 3∼7층에는 야외공연장, 옥상텃밭 등도 마련된다. 서울지하철 1호선 대방역과 지하연결통로로 바로 이어져 접근성이 좋다.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총 3차에 걸쳐 약 50곳의 입주 기업을 모집할 계획이다. 모집 대상과 방식을 다양화해 입주 기업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차 입주 기업은 여성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선발한다. 2차는 일·생활 혁신 창업 및 매장 운영 창업, 3차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창업 모델을 만드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입주 기업으로 선발되면 최대 2년간 내부 공간을 쓸 수 있으며 전문가 컨설팅, 투자자 매칭, 판로 지원 등의 프로그램 참여 기회도 얻는다.
1차 입주 신청은 다음 달 5일까지 스페이스 살림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라이프스타일 혁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 스타트업 중 창업 7년 미만으로 정부 지원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에인절투자사나 벤처캐피털(VC) 등에게 5000만 원 이상 투자를 받은 이들도 지원이 가능하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