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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의원 “쉼터 고가매입 의도적”… 윤미향 “비쌌다고 생각 안해”

입력 | 2020-05-18 03:00:00

이규민 與당선자가 거래 중개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자가 집 보러 왔을 때 한 번 얼굴 봤습니다. 집이 맘에 쏙 든다고 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경기 안성시의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건물을 직접 지은 건축업체 K스틸의 김모 대표는 17일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의 부인 한모 씨가 소유했던 토지에 노후 대비용으로 2층 단독 주택을 건축한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당선자의 소개를 받은 뒤 윤 당선자가 찾아와 쉼터 건물을 가계약했다”고 전했다.


○ 윤 당선자 남편의 지인 이규민 당선자가 제안
김 대표는 이 당선자가 2013년 9월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였던 윤 당선자와의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줬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2015년까지 안성신문의 대표였고, 김 대표는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김 대표는 “이 당선자가 쉼터 근처에 등산을 다녀온 뒤 놀러와 ‘정대협이 서울 근교에 위안부 할머니가 머물 건물을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건넸다”며 “곧이어 윤 당선자가 직접 찾아와 건물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그날 가계약을 맺고 약 한 달 뒤 잔금을 완납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윤 당선자 남편 김모 씨와 경기지역언론인협회에서 함께 활동한 사이다. 김 씨는 2013년 11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터넷 언론사 수원시민신문에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것이 안성신문 이 대표”라고 보도했다. 최근 이 기사는 삭제됐다.

정대협과 김 대표의 쉼터 건물 계약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고 법무사에게 맡겨 진행됐다. 이 계약을 맡은 법무사 A 씨는 “법무사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지 못한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가 거래를 맡았다면 등기 업무를 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법무사가 잔금 처리를 확인한 뒤 등기 이전을 진행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시세보다 4∼6배 비싸” vs “첫 요구액은 9억 원”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1∼2015년 쉼터 건물 일대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기록을 비교할 때 대지면적 기준 m²당 가격이 4∼6배가량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쉼터 건물은 m²당 93만7500원이었다. 1997년 건축된 인근 단독주택은 2012년 7000만 원에 팔렸다. 대지면적 기준 m²당 16만 원 수준이다. 2011년 건축된 인근 또 다른 단독주택은 2014년 2억 원에 팔렸다. 대지면적 기준 m²당 24만여 원이었다. 쉼터 건물 인근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B 씨는 “당시 대지면적과 건물값 등 다 해도 5억∼6억 원이면 많이 받은 거라고 할 수 있다. 7억5000만 원은 심하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김 대표, 이 당선자와 윤 당선자가 짜고 주택을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쉼터 건물 거래가는 오히려 싼 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쉼터 건물 자재인) 스틸하우스는 3.3m²당 550만∼600만 원이 넘는다. 여기에다 토지 비용과 오배수, 정화조 등 각종 비용까지 합치면 적정 가격은 9억 원”이라며 “윤 당선자가 찾아와 금액을 낮춰 달라 했다. 애초 노후 대비용으로 지었음에도 할머니들을 도울 수 있고 회사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7억5000만 원만 받고 거래했다”고 밝혔다. 다만 2012년 김 대표는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틸하우스 클럽 통계에 의하면 3.3m²당 350만∼400만 원 내외로 지어지고 있다”고 설명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윤 당선자 “비싸다고 생각 안 해”
윤 당선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용 목적 등을 고려했을 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계속 (쉼터 건물을) 활용할 것이었기 때문에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기억연대는 이 당선자가 쉼터 건물 거래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쉼터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윤 당선자 남편의 지인인 안성신문 대표(이 당선자)에게 소개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성은 쉼터 예정지 여러 곳 중 한 곳이었으며, 원 건물주는 2013년 6월 예정지 답사 과정 중 처음으로 만났다”고 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조동주·이청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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