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고교 3학년생부터 점차적으로 정상화 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초·중·고교의 등교가 미뤄지며 여러 부작용을 낳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학교폭력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학교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학폭’이 또 다시 큰 골칫거리로 떠오를 우려가 높다.
학폭 얘기가 나오면 많은 학부모가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곤 한다. 그런데 당신의 아이가 만일 가해자라면 어떨까.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피해 학생보다 가해 학생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학부모 또한 피해자 학생의 부모가 아닌 가해자 학생의 부모가 될 확률도 더 높은 것이다.
윤곽은 그려지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리가 안 된다면 최근 출간한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갑자기 학교폭력 가해자 엄마가 된 저자가 겪었던 일과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 피해자 모두를 예방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개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공감과 사과가 폭력의 트라우마(외상후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처벌을 받으면 뭐 해요? 또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보복하면 어떡해요”라는 피해자의 말에서는 아픔과 두려움이 깊고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처벌을 받는 것은 가해자의 마음에 분노와 화를 남겨 추후 보복 행위의 근원이 되곤 한다. 그렇기에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 예방법도 처벌 위주가 아닌 회복 차원으로 바뀌고, 학교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대화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담당 교사 역시 회복적 정의를 생활교육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