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가정간편식 시장 규모 5兆 눈앞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는 지난달 9일 CJ오쇼핑에서 방송 1회 만에 4000개가 완판됐고, 최근 판매처를 SSG닷컴, 쿠팡, 옥션 등으로 확대했다. 구슬함박의 김영복 대표는 “코로나19로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 걱정이 많았다”면서 “성공적인 협업으로 가능성을 본 만큼 새로운 HMR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맛집과 식품 제조·유통사의 협업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더욱 활발히 이뤄지며 진화하고 있다. 인지도는 있지만 유통망 및 대량생산 역량이 부족했던 지역 맛집과 HMR 상품 차별화가 필요한 기업 간의 니즈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활발한 만큼 이 같은 협업 모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지역 맛집과의 협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 반응이 뜨겁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미슐랭 1스타인 중식당 진진과 협업해 지난해 출시한 ‘피코크 진진 멘보샤’는 6개월 만에 1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피코크 전체 HMR 중 매출 3위에 올랐다. 마켓컬리가 한식 주점 ‘미로식당’과 내놓은 떡볶이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약 42만 개가 팔렸다.
지역 맛집 협업 제품은 젊은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치기에도 유리하다. 노포(老鋪)부터 트렌디한 맛집까지 해당 식당과 대표 메뉴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의정부 명물인 부대찌개 골목에서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뎅식당’을 비롯해 인천 남구 숭의동에서 30년가량 특제양념으로 재운 불고기 등을 판매해 온 ‘숭의가든’, 서울 명동의 골목길 언덕에서 간판이 없는 작은 가게임에도 인기를 끈 ‘금산제면소’ 등과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이 같은 협업 제품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지난달 내놓은 ‘코로나19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전후 매장 내 취식 비중은 44%에서 19%로 대폭 감소한 반면, 비대면으로 분류되는 배달 취식 비중은 33%에서 52%로, 주문 포장 비중은 23%에서 29%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닐슨 측은 “외식보다 가정 내 안전한 식사를 선호하게 됐고, 변화된 식습관은 코로나19 사태 종결 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로 국내 HMR 시장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고, 2022년에는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