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7월 9일
플래시백
‘…공동한 목적 아래 형제와 친구와 더불어 손을 굳게 붙잡고 소리를 같이 하여 ‘역제르쇼’(향상)를 부르짖으며…’ 동아일보 1920년 7월 9일자 1면 사설 ‘청년회연합에 대하여 각지 동회에 갱고하노라’에 나오는 구절을 현대어로 바꿨습니다. 제목부터 어렵죠? ‘갱고(更告)하노라'는 '다시 알리노라'의 뜻입니다. 그런데 100년 전 표기 그대로 옮긴 ‘역제르쇼’는 무슨 뜻일까요?
역제르쇼는 영어 단어 ‘excelsior’의 1920년 당시 한글 표기입니다. 지금은 ‘익셀시어’ 라고 쓰겠지만 100년의 시차를 실감하게 되죠. 뜻은 ‘더욱 더 높이’입니다. ‘향상’보다는 더 역동성이 느껴지죠. 미국 뉴욕주의 표어라고 하고 운동화 브랜드로도 쓰이는 것으로 봐서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듯합니다.
‘더욱 더 높이’는 한창 기운이 넘치는 청년에게 딱 들어맞는 단어입니다. 1920년 조선은 비록 일제강점 아래 있었지만 청년의 기상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3·1운동 이후 청년은 기성세대 대신 민족의 장래를 책임질 주체로 떠올랐죠. 전국 곳곳에서 청년회가 그야말로 우후죽순처럼 솟아난 배경이었습니다. 1920년에만 694개를 헤아렸고 이듬해에는 2068개로 폭증했죠. 여성 청년회는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였습니다.
이때 동아일보가 나섰습니다. 1920년 5월 26일자 1면에 사설 ‘각지 청년회에 기하노라’를 실었죠. ‘기(寄)하노라’는 ‘보내노라’의 뜻입니다. 사설은 청년을 국가와 사회의 진보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청년신문’ 동아일보였기에 가능한 호소였죠. 동아일보가 깃발을 들자 연합회 결성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습니다. 이해 6월 28일 서울에서 ‘조선청년회연합기성회’를 발기회가 열렸습니다. ‘기성(期成)’은 일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동아일보 4면에 무려 44회나 실렸던 조선청년회연합기성회 가입 안내. 취지와 조직방법, 7대 강령, 집행위원 등을 소개하고 있다.
기성회 집행위원 4명이 동아일보 기자였습니다. 한기악(서무부) 장덕수(사교부) 김명식 박일병(이상 지방부)이었죠. 7월 15일부터는 ‘조선청년회연합기성회 각지 청년단체의 가입을 환영’ 안내를 4면의 같은 위치에 무려 44회나 실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6월 17일부터는 역시 4면에 각지 청년회 창립과 활동을 빠짐없이 알렸습니다. 아예 ‘각지 청년단체 소식’이라는 고정란을 만들었죠. 이 고정란은 1923년 11월 27일자까지 매일같이 이어집니다. 당시 동아일보 4면은 ‘청년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1920년 12월 2일 창립총회가 열려 조선청년회연합회가 정식 출범했습니다. 전국에서 224개 청년회가 참여했죠. 하지만 이 소식은 동아일보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일제 총독부로부터 무기정간을 당해 신문을 낼 수 없던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년회 운동은 1923년 말로 접어들면서 큰 도전에 맞닥뜨립니다. 사회주의라는 파도가 밀어닥쳤던 것입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원문
靑年會聯合(청년회연합)에 對(대)하야 各地(각지) 同會(동회)에 更告(갱고)하노라聯絡團結(연락단결)은 進步發達(진보발달)의 要素(요소)
各地(각지) 靑年會(청년회)에 告(고)하노라. 아니라. 다시 告(고)하노라. 吾人(오인)은 임의 諸君(제군)의게 對(대)하야 吾人(오인)의 衷情(충정)을 披瀝(피력)하얏스며 熱望(열망)을 陳述(진술)하얏거니와 (五月 卄六日 本報 參考·오월 이십륙일 본보 참고) 이제 다시 告(고)하노니 諸君(제군)의 一大(일대) 聯合(연합)을, 全朝鮮(전조선) 各地(각지) 靑年會(청년회)의 一大(일대) 聯合(연합)을 希望(희망)하노라. 諸君(제군)아. 諸君(제군)의 使命(사명)은 實(실)노 神聖(신성)하며 諸君(제군)의 理想(이상)은 實(실)노 高遠(고원)하도다. 諸君(제군)의 責任(책임)은 實(실)노 重大(중대)하며 따라 諸君(제군)의 前途(전도)는 또한 多事(다사)하도다. 諸君(제군)아. 諸君(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가 무엇인가. 諸君(제군)은 多少(다소)의 色彩(색채)를 各々(각각) 달리하는도다. 或(혹)은 宗敎(종교)의 色彩(색채)를 帶(대)한 者(자)도 有(유)하며 或(혹)은 社會(사회)의 色彩(색채)를 帶(대)한 者(자)도 有(유)하고 或(혹)은 禁酒(금주)를 主張(주장)하며 或(혹)은 修養(수양)을 主眼(주안)하는 等(등) 多少(다소)의 色彩(색채)가 殊異(수이)하나 그러나 天地(천지)의 萬殊(만수)를 貫(관)하는 者(자)는 一本(일본)이오 道德(도덕)의 多端(다단)을 括(괄)하는 者(자)는 一中(일중)이니 이와 갓치 全朝鮮(전조선)에 可(가)히 百(백)으로써 數(수)하고 千(천)으로써 算(산)할 各地(각지) 靑年會(청년회)의 色彩(색채)는 비록 千殊萬別(천수만별)이 有(유)할지나 그 一以貫之(일이관지)하는 本體(본체)는 오즉 하나일 줄을 吾人(오인)은 깁히 밋고 疑(의)치 아니하노라. 그러면 그 體(체)를 成(성)하는 諸君(제군)의 目的(목적)은 果然(과연) 무엇인고. 靑年(청년)아. 諸君(제군)은 社會革新(사회혁신)의 道理(도리)오 社會更新(사회경신)의 生命(생명)이라. 陽春(양춘)이 來(래)하매 萬物(만물)이 蘇生(소생)하지 아니하는가. 生命(생명)이 動(동)함에 舊(구)를 革(혁)하야 新(신)을
이제 朝鮮靑年(조선청년)은 그 사랑의 社會(사회)와 民族(민족)을 改造(개조)하야 新鮮(신선)한 光彩(광채)를 發揮(발휘)케 하고자 할진대 반다시 世界(세계)에 知識(지식)을 求(구)하야 新舊(신구)를 相換(상환)하여야 할지니 이 革新(혁신)의 道理(도리)라. 舊株(구주)를 墨守(묵수)함은 滅亡(멸망)의 途(도)를 自取(자취)함이오 此(차)를 打破(타파)하는 道理(도리)오 즉 聞見(문견)을 넓힘이니 然則(연즉) 天下(천하)의 萬善(만선)을 綜合(종합)히기 爲(위)하야 知識(지식)을 天下(천하)에 求(구)함은 實(실)노 諸君(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 第二(제이)라. 新知(신지)기 엄시 엇지 舊弊(구폐)를 知(지)하리오. 그러나 千百人(천백인)이 千百心(천백심)이라. 各自(각자) 放蕩(방탕)하야 歸一(귀일)하는 바 無(무)하며 結合(결합)하는 바 無(무)하면 그 엇지 沙礫(사력)의 밧과 다름이 有(유)하리오. 社會(사회)의 發達(발달)은 團結(단결)로서 來(래)하고 人生(인생)의 光榮(광영)은 協同(협동)으로서 得(득)한지라. 然則(연즉) 聯合團結(연합단결)은 發達進步(발달진보)의 一大要素(일대요소)라 할지니 朝鮮民族(조선민족)이 健全(건전)한 思想(사상)으로 一致團結(일치단결)함은 또한 靑年諸君(청년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 第三(제삼)이로디. 團結(단결)!아― 아름답도다. 그 일홈이여. 團結(단결)아 너는 文化(문화)를 生(생)하고 光榮(광영)을 得(득)하고 勝利(승리)를 博(박)하도다 弱(약)한 者(자)의 힘이오 貧(빈)한 者(자)의 방패로다. 아― 團結(단결)아 너는 能(능)히 山(산)을 열고 바다를 메우며 荒蕪(황무)를 開拓(개척)하며 强暴(강폭)를 征服(정복)하는도다. 團結(단결)! 그러나 不祥(불상)한 團結(단결)이 무슨 所用(소용)이 有(유)하며 卑屈(비굴)한 團結(단결)이 무슨 効果(효과)가 有(유)하리오. 오즉 健々(건건)한 堂々(당당)한 또한 正正(정정)한 基礎(기초) 우의 團結(단결)이 吾人(오인)의 目的(목적)하는 바니 大槪(대개) 團結(단결)의 띄와 줄은 義(의)와 德(덕)이로다. 義(의)와 德(덕)이 無(무)하고 오즉 利(이)와 慾(욕)이 有(유)함에 무슨 團結(단결)이 有(유)하리오.
그 結果(결과)는 오즉 爭鬪(쟁투)와 分裂(분열)뿐이로디. 上下交征利(상하교정리)면 而國(이국)이 危矣(위의)리라 하신 望訓(망훈)은 果然(과연) 千古(천고)의 眞理(진리)로다. 그러할 뿐 아니라 人生(인생)의 目的(목적)은 자못 德(덕)과 義(의)를 發現(발현)함에 在(재)하니 然則(연즉) 德義(덕의)의 尊重(존중)은 我(아) 靑年諸君(청년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 第四(제사)오. 健全(건전)한 精神的(정신적) 生命(생명)은 또한 健全(건전)한 物質的(물질적) 生命(생명)에 宿(숙)하나니 보라 靑松(청송)의 놉흔 節介(절개)는 그 雄壯(웅장)한 木幹(목간)에 在(재)하지 아니한가. 天賦(천부)의 生命(생명)을 身體(신체)에 暢達(창달)케 하야써 朝鮮社會(조선사회)의 健康(건강)을 增進(증진)함은 實(실)로 靑年會(청년회) 諸君(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 第五(제오)라. 衣食(의식)이 足(족)한 後(후)에 禮節(예절)을 知(지)하며 身體(신체)의 生命(생명)은 自然(자연)의 物質(물질)로 更新(경신)하나니 그 産業(산업)의 權(권)을 被奪(피탈)하고 무슨 健全(건전)한 精神(정신)이 有(유)하며 强壯(강장)한 身體(신체)가 有(유)하며 淸新(청신)한 文化(문화)가 有(유)하리오. 産業(산업)을 振興(진흥)하야 各人(각인)의 生活(생활)을 保障(보장)하며 各人(각인)의 天賦的(천부적) 性(성)을 發揮(발휘)하야써 世界文化(세계문화)에 貢獻(공헌)함은 實(실)로 朝鮮靑年諸君(조선청년제군)의 目的(목적)하는 바 第六(제륙)과 第七(제칠)이로다.
아― 靑年(청년)아 諸君(제군)의 使命(사명)은 果然(과연) 神聖(신성)하고 諸君(제군)의 理想(이상)은 果然(과연) 遠大(원대)하도다.
그러나 諸君(제군)아 諸君(제군)의 任務(임무)가 重大(중대)한가 果然(과연) 重大(중대)하면 重大(중대)할사록 諸君(제군)의 前途(전도)는 險惡(험악)하도다.
이 險惡(험악)한 길를 突破(돌파)하고 이 苦痛(고통)의 荊田(형전)을 開拓(개척)함에는 諸君(제군)는 將次(장차) 엇지할고 共同(공동)한 目的下(목적하)의 兄弟(형제)와 親舊(친구)로 더부러 손을 굿게 붓잡고 소리를 갓치하야 『역제르쇼』(向上·향상)를 부르지지며 마음을 갓치하야 이 마에 한 가지 땀을 흘림에 在(재)하니 오즉 其外(기외)에 他途(타도)가 無(무)하도다.
諸君(제군)아 大同團合(대동단합)하라. 國家(국가)가 團合(단합)이오 民族(민족)이 團合(단합)이오 社會(사회)가 團合(단합)이오 會社(회사)가 또한 團合(단합)이라. 人生(인생)의 發達進步(발달진보)는 團合(단합)으로서 來(래)하도다. 諸君(제군)의 目的(목적)은 同一(동일)하도다. 諸君(제군)의 理想(이상)은 共通(공통)하도다. 아― 大同團結(대동단결)할지어다.
靑年(청년)아 團結(단결)하는 方法(방법)이 무엇인고. 거룩할지어다 純潔(순결)할지어다 欲心(욕심)을 바리라. 公義(공의)를 품으라. 그대의 가슴에는 피가 끌는도다. 正義(정의)의 불이 붓는도디. 눈은 하날에 붓치고 발은 따에 붓치라.
諸君(제군)아 靑年會諸君(청년회제군)이여 敢(감)히 更告(갱고)하야 吾人(오인)의 衷情(충정) 을披瀝(피력)하노라.
현대문
청년회연합에 대하여 각지 같은 회에 다시 알리노라연락 단결은 진보 발달의 요소
각지 청년회에 알리노라. 아니다. 다시 알리노라. 우리는 이미 제군에게 대하여 우리의 충정을 피력하였으며 열망을 진술하였거니와 (5월 26일자 본보 참고) 이제 다시 알리노니 여러분의 일대 연합을, 전조선 각지 청년회의 일대 연합을 희망하노라. 여러분! 여러분의 사명은 참으로 신성하며 여러분의 이상은 참으로 높고 멀도다. 여러분의 책임은 참으로 무거우며 여러분의 앞길은 또한 일이 많도다. 여러분! 여러분이 목적으로 삼은 것이 무엇인가?
여러분은 많건 적건 특색이 각각 다르다. 혹은 종교의 색채를 띤 사람도 있고 혹은 사회의 색깔을 띤 사람도 있으며 혹은 금주를 주장하고 혹은 수양을 중요 목표로 하는 등 다소 색채가 다르다. 그러나 천지의 온갖 다름을 관통하는 것은 하나의 근본이고 여러 가지로 갈리는 도덕을 포괄하는 것은 하나의 중용이다. 이와 같이 전조선에 능히 100개를 헤아리고 1000개로 셈할 각지 청년회의 색채는 비록 온갖 다름이 있지만 그 관통하는 본체는 오직 하나인 것을 우리는 깊이 믿고 의심하지 않노라.
그러면 그 본체를 이루는 여러분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청년아! 여러분은 사회혁신의 도리이고 사회경신의 생명이다. 봄볕이 찾아오면 만물이 소생하지 않는가. 생명이 움트면 낡은 것을 바꿔 새 것을 만드는 것이다. 청년아! 그대는 인생의 봄볕이다. 어찌 사회가 태어나 짝짓는 이치가 아니고 다시 새로워지는 싹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거듭해서 논설을 썼듯이 여러분은 사회활동의 근원이고 사회전진의 힘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목적하는 첫 번째는 옛 조선을 타파하는 것이다. 아―, 그 부패와 불의와 빈약과 낡음과 인습과 악독과 거짓과 허례를 깨부숴라. 진실로 이 모든 것은 인생의 정신을 죽이고 사회의 멸망을 불러오는 것이니 청년의 피어린 정성으로 이러한 더러움을 싹 치워버려라. 맑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참된 기초를 바로잡고 밝고밝은 이성의 도리를 두루 비추며 웅장한 개성의 권위를 확립하고 자연을 이롭게 쓰며 재물의 근원을 개척함으로써 새 사회를 건설하라. 우리는 이를 사회의 혁신이라 부르고자 한다.
이는 여러분의 목적하는 것의 첫 번째이다. 그러나 여러분의 목적하는 이상이 이처럼 원대하고 희망이 이와 같이 신성할지라도 여러분이 지식을 갖추지 못해 길을 잃으면 모든 경영과 포부는 오직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말 뿐이다. 보라, 혁신의 도리를! 사계절이 갈리어 천지가 이루어진다. 사계절의 갈림은 곧 사계절이 서로 바뀜이다. 추위가 가고 더위가 와서 천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 서로 바뀜이 첫 번째이다.
탕임금과 무왕이 혁명을 일으켜 하늘의 뜻을 따르고 민심에 호응하여 만민을 다스린 것 아닌가. 이 서로 바뀜이 두 번째이다. 이제 조선청년은 그 사랑의 사회와 민족을 개조하여 신선한 빛을 비춰야 할 것이니 이것이 혁신의 도리이다. 낡은 기둥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멸망의 길을 스스로 고르는 것이다. 이것을 타파하는 도리이다. 즉 견문을 넓히는 것이니 그러므로 천하의 모든 선을 종합하기 위하여 지식을 천하에 구하는 것은 참으로 여러분이 목적하는 것의 두 번째이다.
새로운 지식이 없이 어떻게 낡은 폐단을 알겠는가. 그러나 각 사람은 각기 마음이 다르다. 각자 마음이 들떠 하나가 되는 것이 없고 합치는 것도 없으면 어떻게 자갈밭과 다르다고 할까. 사회의 발달은 단결해야 찾아오고 인생의 빛은 협동으로 얻게 된다. 그러므로 연합단결은 발달진보의 하나의 큰 요소라고 할 수 있으므로 조선민족이 건전한 사상으로 일치단결하는 것은 또한 청년 여러분이 목적하는 것의 세 번째이다.
단결! 아― 아름답구나, 그 이름이여. 단결아! 너는 문화를 살리고 빛을 얻고 승리를 넓히는구나. 약한 자의 힘이고 가난한 자의 방패이다. 아― 단결아! 너는 능히 산을 열고 바다를 메우며 황무지를 개척하고 강한 폭력도 정복한다. 단결! 그러나 옳지 않은 단결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비굴한 단결이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오직 건전 정정 당당한 기초 위의 단결이 우리의 목적하는 것이니 대체로 단결을 이루는 띠와 줄은 의와 덕이다. 의와 덕이 없고 오직 이익과 욕심이 있으면 무슨 단결이 있겠는가. 그 결과는 오로지 투쟁과 분열뿐이다. 위와 아래가 서로 이익을 취하면 나라가 위태로울 뿐이라는 가르침은 과연 오랜 진리이다. 그럴 뿐 아니라 인생의 목적은 자못 덕과 의를 나타내는 것에 있으니 그러므로 덕의의 존중은 우리 청년 여러분의 목적하는 것의 네 번째이다.
건전한 정신적 생명은 또한 건전한 물질적 생명에 머문다. 보라! 푸른 소나무의 높은 절개는 그 웅장한 줄기에 있지 않는가. 하늘이 주신 생명을 몸에 뻗어나가게 함으로써 조선사회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은 참으로 청년회 여러분이 목적하는 것이 다섯 번째이다. 의식이 채워진 후에 예절을 알고 신체의 생명의 자연의 물질로 다시 새로워진다. 산업의 권리를 빼앗기고 무슨 건전한 정신이 있고 강건한 신체가 있으며 청신한 문화가 있겠는가.
산업을 진흥하여 각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각자의 천부적 품성을 발휘함으로써 세계문화에 공헌하는 것은 참으로 조선청년 여러분이 목적하는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이다.
아― 청년아! 여러분의 사명은 과연 신성하고 여러분의 이상은 과연 원대하다.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의 임무가 중대한가? 과연 중대하면 중대할수록 여러분의 앞길은 험하구나.
이 험악한 길을 돌파하고 이 고통의 가시밭을 개척하려면 여러분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공동 목적 아래 형제 친구와 함께 손을 굳게 붙잡고 소리를 같이 하여 ‘Excelsior’(더욱 더 높이·향상)을 부르짖고 마음을 함께 하여 이마에 같이 땀을 흘리는 것에 있으니 오직 그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
여러분! 대동단합하라. 국가가 단합이고 민족이 단합이며 사회가 단합이고 회사가 또한 단합니다. 인생의 발달진보는 단합으로 찾아온다. 여러분의 목적은 동일하다. 여러분의 이상은 공통적이다. 아―, 대동단결하라.
청년아! 단결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거룩하라, 순결하라, 욕심을 버려라. 공의를 품으라, 그대의 가슴에는 피가 끓는다. 정의의 불이 붙는다. 눈은 하늘을 향하고 발은 땅에 붙이라.
여러분! 청년회 여러분! 감히 다시 알려 우리의 충정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