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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교실” “지쳤다, 원격”…걱정·기대 ‘고3 등교’ 하루앞으로

입력 | 2020-05-19 15:04:00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소독제로 선풍기를 닦고 있다. 2020.5.19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9일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걱정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온라인 강의에 지친 학생들을 중심으로 등교할 시점이 됐다는 긍정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이모양은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라서 개학을 해도 안 해도 걱정”이라며 “더워지면 에어컨도 켜야 하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19가 더 확산한다고 하니 그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등교하자마자 바로 모의고사를 보고, 내신 시험도 줄줄이 볼 텐데 수업도 제대로 못 듣고 시험만 보게 생겼다”며 “수시로 대학을 갈 생각이었는데 정시로 틀어야 하나 고민도 된다. 몇몇 친구들은 그냥 재수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학년·학급별 격주 수업을 앞둔 고등학교 2학년 양모군은 “증상 없이 감염된 사람도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혹시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된다”면서도 “계속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도 더는 집중이 안 된다. 뭐가 옳은 방법인지 잘 모르겠으나, 이미 결정됐으니 마스크 잘 착용하고 손 소독제도 들고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양군은 학교의 여건에 따른 미러링 수업(학교 내 원격·대면 혼합수업)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러링 수업을 하면 어차피 비대면수업과 비슷한데 뭐하러 학교를 가는지 모르겠다”며 “격일 또는 격주 수업은 괜찮은 방안인 것 같다”고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대면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모군(18)은 “다른 학년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당장 올해 수능시험을 봐야 하는 학년이다.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는 것과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이제라도 등교개학을 하는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수만휘 등 커뮤니티에서도 등교개학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 회원은 “교육부는 대체 어떤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사하길래 (등교개학) 찬성이 그렇게 많을까”라며 등교개학 결정을 비판했다.

김군 역시 미러링 수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화면을 보면서 수업을 들으면 집중도가 떨어지는데 장소만 교실로 옮긴다고 해서 수업이 눈에 잘 들어오는 건 아니다”라며 “한 공간에 많은 학생이 들어가는 것이 우려되면 차라리 격일제나 격주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회원은 “등교 강행하려고 조작한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또 다른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에서는 “부모님이 등교하지 말라는데 내일과 모레 현장체험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글이 올라오자 “부모님께서 정말 현명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반면 등교개학에 찬성하는 한 회원은 “온라인 수업을 하니까 공부하기 싫다”는 글을 남겼다. 이 글에는 “저도 완전 그렇다” “빨리 개학했으면 좋겠다”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다음 주부터 대면수업이 예정된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 역시 걱정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쌍둥이 아들을 둔 정모씨(41)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학교에 보내는 것이 걱정스럽다”며 “학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환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이 어려서 손 씻기 같은 청결에 스스로 신경쓰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도 아이들 통제에 더 노력하시겠지만, 저학년 특성상 쉽지 않다”며 “특히 여러명이 모여있으면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서로 뒤엉키고 하다 보면 감염의 위험이 있지 않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